[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따내면서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썼다.
2000년대생이 금메달에 앞장섰다. 25m 권총의 양지인(21·한국체대)은 2003년생, 여자 공기권총의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2005년생, 여자 공기소총의 반효진(17·대구체고)이 2007년생이다.
사격은 올림픽에서의 기세를 패럴림픽에서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한국 장애인 사격은 패럴림픽에서 현재(4일 기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메달 6개를 따냈다. 한국이 이번 대회 총 금메달 4개를 땄는데 3개가 사격에서 나온 것이다.
박진호(47·강릉시청)는 한국의 이번 대회 첫 2관왕이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종목에서 1위에 올랐다. 3일에는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본선과 결선에서 패럴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맹활약했다.
박진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5관왕에 오르며 패럴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이 좋았다.
사실 그는 이번 대회전까지 패럴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 아쉬움을 2관왕으로 이번에 제대로 털었다. 박진호는 2020 도쿄(2021년 개최) 패럴림픽 복사(伏射) 종목에서 0.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박진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연초에 명절 빼고는 본가와 처가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대회를 잘 마치고 돌아가서 본가와 처가를 모두 돌며 파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스포츠등급 SH1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사격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권총 에이스 조정두(37·BDH파라스)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대회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을 진단받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척수 장애인이 됐다. 8년 동안 슈팅 게임에 매몰되는 등 은둔 생활을 하다가 사격을 하면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는 금메달을 딴 뒤 취재진에 "지난해 2월에 결혼한 아내와 다음 달에 태어나는 아기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며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은 엄청나게 다르더라. 많은 장애인이 용기를 갖고 밖으로 나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 장애인 사격에서는 이윤리(49·완도군청)가 R2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에서 은메달을 땄고 특전사 출신 서훈태(39·코오롱)가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2)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남(46·BDH파라스)은 P3 혼성 25m 권총 스포츠등급 SH1에서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보치아에서는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개인 통산 4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일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로써 보치아는 1988 서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10연패에 달성한 한국 여자양궁과 비견할만한 성적이다.
이 밖에도 보치아에서는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과 정소영(35·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이 각각 남자 개인(스포츠등급 BC1)과 여자개인 스포츠등급 BC2에서 은메달을 땄고 강선희(47·한전KPS)가 여자개인 동메달 결정전(스포츠등급 BC3)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과 강선희는 보치아 혼성 페어(스포츠등급 BC3)에서 메달 사냥에 나섰다.
한국은 배드민턴과 탁구 등에서도 메달이 나오면서 순항하고 있다.
한국은 4일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로 14위를 달린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우리 선수단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5개 이상·종합순위 20위 이내’다. 패럴림픽은 오는 9일 막을 내린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