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스포츠Q(큐) 최혁근 객원기자] 정시영(31)이 실업배구에 둥지를 틀고 새 삶을 살고 있다.
정시영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등 프로구단에서 13시즌을 보낸 베테랑이다. 지난 6월 현대건설에서 통합우승을 함께 한 후 이별을 택했고 현재는 대구시청으로 적을 옮겼다.
프로에서 실업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정시영에겐 익숙한 얼굴이 많다. 한솥밥을 먹은 적 있는 동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장영은은 경남여고, 이현지는 현대건설, 정유리·한지현과는 흥국생명에서 함께 지냈기 때문에 팀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지난달 31일 2024 한국실업배구연맹회장배 종합선수권이 한창인 충북 단양군에서 만난 정시영은 "팀 친구들이 잘해줘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며 "누가 들어와도 최선을 다하고, 재밌게 하기 때문에 선수들과는 다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저희 팀은 한마음으로 다 같이 으쌰으쌰해서 분위기가 좋다"며 "감독님도 격려해 주시고 선수들끼리도 서로서로 응원하는 힘이 큰 것 같다"고 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지난 7월 단양 대회의 그것과는 달라 눈길을 끌었다. 당시엔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을 때였다고. 포항시체육회전에서 20점에 가깝게 점수를 낼 정도로 이젠 상태가 좋아졌다.
정시영은 "너무 오랜만에 많은 시간을 출전하니까 힘들었다. 끝까지 이기고 나오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었다" 며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운동 다 같이 참여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V리그 여자부에서 인기가 많은 두 팀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미들 블로커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오래 버틴 만큼 아직도 정시영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 경기장에서 "정시영 파이팅!"이라는 구호가 끊임없이 들렸다.
정시영은 "프로 리그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매일 실업 경기를 보러 오시는데 경기를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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