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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카이 마코토' 한지원, '넷플릭스 첫 애니' 문 열다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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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카이 마코토' 한지원, '넷플릭스 첫 애니' 문 열다 [BIFF]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10.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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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 애니메이션계를 발칵 뒤집은 한지원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변화는 청소년·성인 관객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소비량이다. 2023년 디즈니·픽사 '엘리멘탈'이 720만 관객을 동원해 '서울의 봄', '범죄도시3'와 나란히 박스오피스 톱3를 기록했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557만)은 4위,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500만)는 6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인사이드 아웃2'이 성인 관객에게 크게 사랑받으며 879만 관객을 동원했다. '사랑의 하츄핑'은 어린이 관객에서 출발해 성인 관객까지 사로잡으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111만)에 올랐다.

4일 진행된 제29회부산국제영화제(BIFF) 'CJ 무비 포럼'에서는 서브 컬쳐의 진화가 극장 흐름을 바꾸고 애니메이션이 영화 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CJ CGV 측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관람객 비중은 2019년 13.3%에서 2023년 24.4%로 11%p 가까이 늘어났으며 관람객 구성도 어린이·청소년 외 연령이 5% 이상 증가했다.

4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진행된 ‘CJ 무비 포럼’.
4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진행된 ‘CJ 무비 포럼’.

반면 국내 상업 애나메이션 시장의 타겟층은 여전히 어린이다. 미국, 일본 등 애니메이션 강국에 비해 타겟 연령층이 한정돼 있다보니 작품도 TV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 극장판 위주로 제작되고 있다.

관객 수요 변화를 가장 빠르게 읽은 곳은 바로 넷플릭스. 선댄스 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지원 감독과 손 잡고 '한국 첫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했다. 한지원 감독은 "많은 분들께서 극장에서 성인용, 청소년용 이상의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나보시기 어려웠을 거다. '이 별에 필요한'은 아주 오랜만에 나오는 고연령층을 위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넷플릭스와 함께해서 가능했던 작업이었다.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한지원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한지원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2010년 대학교 2학년 시절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인디애니페스트 대상을 수상을 거머쥐어 '한국 애니 신성'으로 떠오른 한지원 감독은 4편의 단편을 모아 제작한 '생각보다 맑은'(2015)을 극장 개봉하는 이례적인 일을 벌였고, 2023년에는 퀴어 애니메이션 '그 여름'으로 1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부산행' 제작 이전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약했던 연상호 감독은 당시 한지원 감독에 대해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감독"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끊임없는 걸어가는 한지원 감독이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결심한 것 또한 그 연장선일 터. 한지원 감독의 신작 '이 별에 필요한'은 2025년 넷플릭스 영화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현재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 김태리, 홍경이 주연의 목소리와 액팅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오리지널 영화 '이 별에 필요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영화 '이 별에 필요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한지원 감독은 4일 오후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에 참석해 '이 별에 필요한'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목소리 김태리)과 뮤지션 제이(목소리 홍경)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그는 "2050년 정도를 배경으로 한다. 과학자인 난영은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으로 가려고 하는 아프지만 빛나는 캐릭터다. 제이는 레트로 음향기기를 수리하는 뮤지션이다. 제이의 음악과 난영의 꿈이 아름답게 버무려지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밝혔다

김태리(왼쪽), 홍경.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태리(왼쪽), 홍경.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태리와 홍경은 SBS 드라마 '악귀'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스릴러 장르에서 로맨스 장르로 재회한 두 사람은 목소리 뿐만 아니라 제작과정 전반에 도움을 줬다고. 한지원 감독은 "두 분에게 애니메이션 동작의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사전 애니메틱 단계에서 목소리와 연기를 동시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중요한 장면은 두 분에게 연기를 부탁했다. 덕분에 폭발적으로 리얼한 연기가 나왔고 대사 자체도 실사 연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 별에 필요한'은 오는 2025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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