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최근 부산대학교 여자농구부가 2024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U리그에서 12승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쾌거의 배경에 곽주영 코치의 리더십이 빛났다. 참고로 곽주영 코치는 오랜 기간 국가대표 및 프로에서 뛴 여자농구계의 레전드 중 하나다. 아래는 곽주영 코치의 대표 이력이다.
곽주영 코치
- 부산대학교 농구부 지도자
- 부산대학교 체육인문과학전공 박사
- 2011년 구리 KDB생명 위너스 입단
- 2013년 제25회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국가대표
- 2014~2019년, 2021~2022년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금메달
- 2016년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식스우먼상
- 한국멘탈코칭센터 파트너 멘탈코치
-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자격증(1급)
- 전문 지도자 자격증(2급)
곽주영 코치는 30여 년 동안 선수로 여자농구계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런 그가 지도자로 데뷔한 첫 해부터 부산대의 전승 우승을 이끈 이유는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필을 살펴보면 그는 체육인문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멘탈코칭센터에서 파트너 멘탈코치로 활동하며 일찍이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자격과정 1급까지 취득했다. 화려한 선수이자 준비된 지도자였던 셈이다.
필자가 옆에서 본 곽주영 코치는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 배움을 즐긴다. 또한 학습한 것은 바로 내재화하고 적용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곽주영 코치가 부임 첫 해 부산대를 극강으로 변모시킨 리더십은 무엇인지 비결을 살펴보겠다.
첫째, 빠른 상황판단과 변화다.
보통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미리 잡아두면 아무리 선수들 컨디션이 안 좋아도 기회라고 여겨 취소하진 않는다. 그러나 곽주영 코치는 과감하다. 실제로 프로팀과 이틀 뒤 연습경기를 어렵게 잡았는데 선수들 상태가 너무 안 좋은 날이 있었다. 그냥 진행해도 문제는 없었겠지만 애매하게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팀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게 맞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취소했다. 그리고는 선수들과 비디오 미팅을 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몸 컨디션과 심리 회복을 위한 빠른 판단이었던 것이다.
둘째, 과학적인 훈련방식이다.
아직도 많은 지도자가 훈련량만 늘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반복적인 훈련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곽주영 코치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공부하는 지도자답게 선수들에게 맞는 체계적인 훈련을 제공한다. 어느 순간 선수들이 몸이 조금 약하다고 느껴졌다고 한다. 방학 때였는데 그저 훈련량만 늘리기보다는 오전 오후 꾸준한 웨이트를 강조했다. 웨이트 후, 슈팅 및 개인훈련으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짧고 간결하게 훈련한 것이다. 겉보기엔 불안할 수 있으나 누구보다 선수들을 생각하며 선수들에게 맞는 과학적인 훈련방식을 택했다.
셋째, 지도자 자신의 멘탈관리다.
지도자는 선수들의 멘탈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러려면 지도자 자신의 멘탈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곽주영 코치도 처음 지도자를 해보며 지도자와 선수 간 입장 차이나 요즘 세대 선수들과의 소통 방식, 문화 차이 등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선수들을 아끼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인데 지도자와 선수의 간극은 아무리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고 해도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화가 나거나 답답할 때마다 스스로 멘탈을 보듬으며 ‘선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내 마음을 먼저 내려놓자’라는 다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지도자가 되기 전까진 선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어떤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되었으나 막상 지도를 하게 되니 그게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지 철학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대단한 선수라 한들 훌륭한 지도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곽주영 코치는 체육계의 속설을 뒤집으려 노력 중이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 새로운 옷을 입었다. 탈피는 성공한 듯 보인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시각으로 리더십을 꾸려가다 보니 대학 여자농구계에서 큰 획을 긋기 시작했다.
여자농구계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WKBL은 그나마 낫지만 대학리그는 프로에 가지 못해 실패한 선수가 모인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지도자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팀과 선수들을 발전시키면 프로를 배출하고 나아가 대학리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리라 본다. 연습경기에서 종종 프로팀과 대등하게 견주는 부산대를 봤을 때 희망은 있다.
소해준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한국스포츠멘탈코치협회 협회장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축구팀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스포츠멘토링 스포츠심리 멘토
- 2021~2022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 2023 전남도청 근대5종팀 멘탈코치
- 2023~2024 포스코인터내셔널 탁구단 멘탈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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