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도돌이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의 언행은 1개월 전과 비슷했다.
날 선 질문 속 명쾌한 답변은 없었다. 핵심 쟁점인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현대가(家)의 KFA 사유화 모두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
4선 도전에 대한 입장은 애매모호했다. 제시 마쉬 감독 선임 실패 원인을 상세히 설명하고, 축구계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현대가의 헌신을 강조한 것과 정반대였다. 결국 설득력이 떨어졌다.
정몽규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24일 현안 질의 이후 두 번째 국회 출석이다.
정몽규 회장을 향한 문체위 위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정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요청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민형배, 이기헌, 양문석(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다수의 의원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민형배 의원은 최근 여자 축구대표팀 수장을 맡게 된 신상우 감독의 선임 과정을 홍명보 감독과 비교했다. 지난달 현안 질의 뒤 실시한 신 감독 선임은 위원회 구성, 후보 면접 과정, 후보 평가, 이사회 의결 등 절차가 모두 정상화됐다. "홍 감독 때도 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안 한 거냐"는 게 민 의원의 지적이다.
정몽규 회장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며 이사회 의결만 차이가 있을 뿐 위원회 구성, 후보 면접 과정, 후보 평가 모두 “제대로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현대가의 KFA 사유화 의혹도 여전했다. 이기헌, 양문석, 배현진 의원 등이 관련 사안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현대그룹은 1993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31년째 KFA를 이끌고 있어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계를 향한 현대그룹의 헌신을 강조했다. "(현대 계열 기업들이) 남녀 프로팀을 4개, 연령별 대표팀(유소년 축구팀)도 10개 이상 운영한다"며 "축구계에 1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 부분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정몽규 회장은 본인 소유의 HDC현대산업개발이 "KFA 핵심 사업인 천안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을 주도해 사익을 취한 게 아니냐"는 배현진 의원 지적엔 오히려 "현산 직원이 노하우를 전달해 수십억원을 아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서로 평행선을 내달렸다.
4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엔 확답을 피했다. 2013년 협회장으로 취임한 정몽규 회장은 2025년 1월 3선 임기를 마친다. 사퇴 요구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 회장은 "다각도로 검토해서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어느 쪽으로 답변해도 파장이 커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강유정 의원이 지적한 마쉬 감독과 협상 결렬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해명했다. 마쉬 감독은 정해성 전 위원장 체제의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후임으로 낙점한 지도자다. KFA는 마쉬 감독과 협상을 이어갔으나 최종 결렬됐고, 마쉬 감독은 캐나다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정몽규 회장은 "거주 조건이 걸림돌이었다"며 "국내법상 국내 거주 여건이 180일을 넘으면 (수입의) 50%, 그 이하면 22%를 세금으로 낸다. 마쉬 감독이 협상을 마치면서 거주 조건과 세금 문제로 관두겠다고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강 의원이 편지 사본을 의원실로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검토해서 문제없으면 보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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