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나라를 빛내고 친정으로 돌아왔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를 부활시킨 명장 오광헌(54) 감독이 이젠 단장으로 커리어를 이어간다.
오광헌 단장은 24일 서울 중구 보람그룹 본사에서 열린 보람 할렐루야 탁구단장 취임식에서 “탁구인생의 고향인 보람그룹과 다시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탁구단 리더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구단을 운영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금의환향이다.
오광헌 단장은 보람그룹이 2016년 10월 탁구단 닻을 올렸을 때 초대 감독이었다. 2018년 일본 히로시마 국제대회 남자 단체전·단식 우승, 2021년 대통령배 남자 단식 우승 등 2021년까지 할렐루야가 신흥 강자로 빠르게 자리를 잡는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굵직한 성과를 낸 오광헌 감독에게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은 2022년 1월 한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 지휘봉을 맡겼다. 오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한풀 꺾인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살아났고 신유빈(대한항공)의 기량이 정점에 올랐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21년 만), 2023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복식 준우승(32년 만),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단체 동메달(16년 만)‧혼합복식 동메달(12년 만) 등이 ‘오광헌 매직’이 발현된 일군 주요 성과다.
이런 그에게 올림픽 폐막 후 여러 실업팀의 영입 제안은 당연했는데 오광헌 단장의 선택은 다시 보람이었다.
오광헌 단장은 은퇴 후 서울여상 코치를 하다 1995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여자 대표팀 코치와 주니어 대표팀 감독을 맡아 일본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 등을 견인했다.
선수 시절 무명이었고 지도자 커리어 대부분을 일본에서 쌓은 오광헌 단장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보람그룹 덕분이었다. 한국에선 이방인이나 다름없었던 그가 실업팀을 이끌 기회를 부여한 게 할렐루야 탁구단 구단주인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이다.
보람그룹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탁구의 명예를 드높인 오광헌 감독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뒀고 그를 단장으로 예우했다.
최철홍 회장은 “기업이나 스포츠단 모두 구성원들의 신뢰가 바탕이 될 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올림픽에서 이룬 성과로 탁구 거목이 된 오광헌 단장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오광헌 단장은 취임사에서 "2년 후 창단 10주년 안까지 보람 할렐루야를 기필코 국내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시키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감독에서 단장으로 승격했으니 회사의 사업 흐름도 알아야 한다. 임원분들과 협조해서 스포츠마케팅에도 노력하겠다. 더불어 사회 봉사와 홍보, 유소년 선수들과의 호흡 등 나눔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보람그룹 측은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탁구단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자 여러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탁구 꿈나무나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펼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광헌 단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유남규 한국실업탁구연맹 부회장, 정현숙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야마모토 츠요시 주한일본대사관 일등서기관 등 체육계 인사와 보람그룹 임원들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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