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지난 7월 닻을 올린 홍명보호 2기의 최대 과제는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활용법이다. 어느덧 30대 초반의 베테랑이 된 손흥민은 최근 연이은 부상으로 컨디션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A매치 통산 성적이 129경기 49골인 손흥민은 긴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이는 곧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부상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이른 시일 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1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소집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김경민, 이태석, 김봉수, 이현주 등 최초발탁 4명이 눈길을 끈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의 화두는 ‘돌아온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A매치 2경기에 이례적으로 결장했다. 원인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9월 27일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뛴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전에서 후반 26분 교체된 뒤 10월 중순까지 공식전에 나서지 못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 선발 출전했으나, 이후 부상이 재발해 3경기 연속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EPL 10라운드에 선발 출전, 후반 11분 교체되기 전 시즌 3호 도움을 올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홍명보 감독은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손흥민을 2개월 만에 불러들였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어제 (토트넘 경기에) 출전해 경기장으로 돌아온 걸 모두가 확인했다”면서 “대표팀은 계속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대표팀) 소집 전 토트넘 2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얼마나 늘리는지 보고 손흥민 활용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월 유럽 출장 중 손흥민과 연락을 나눈 사실을 밝힌 뒤 “부상 중이라 부담을 주지는 않았다”며 “본인이 대표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손흥민의 몸 상태다. 그걸 보호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이 8일 유로파리그 갈라사타라이전, 10일 EPL 입스위치전에서 몇 분을 소화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이 불확실해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건 배준호(21·스토크 시티)다. 2003년생 이현주와 동갑으로 대표팀 막내인 배준호는 손흥민이 빠진 10월 A매치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요르단전 후반 교체로 들어와 오현규의 쐐기골을 도왔고, 이라크전에는 선발 출전해 오세훈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2경기 연속 도움으로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A매치 4경기 1골의 배준호는 황희찬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손흥민을 대신할 플랜B로 꼽힌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경기에 나왔다고 해서 대표팀에서 무리하게 부담을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보고 그에 따라 시간을 조절할 것이다. 10월처럼 그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을 준비하고 있다. 플랜B는 항상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4일 쿠웨이트, 19일 팔레스타인과 중동 2연전을 치른다. 10월까지 3승 1무(승점 10)로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선두, 1~2위에 주어지는 본선 진출 직행 티켓에 가까이 다가섰다. 쿠웨이트(승점 3), 팔레스타인(승점 2)이 B조 약체로 꼽혀 2연승으로 기분 좋게 2024년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하길 기대하는 시선이 크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자만을 경계했다. 홍 감독은 “상대가 약팀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하고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것에 맞게 컨디션을 관리하고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갖춘 선수들을 나이와 관계없이 내보낼 것”이라 강조했다.
대표팀은 10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으로 소집된 뒤, 11일 오전 출발하는 비행기로 원정길에 오른다. K리거 8명이 도하를 거쳐 쿠웨이트에 입성한다. 해외파는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축구대표팀 명단(26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HD) 김경민(광주FC) 이창근 (대전 하나시티즌)
▲ 수비수(DF)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 와슬) 권경원(코르파칸 클럽)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명재(울산) 황문기 이기혁 (이상 강원FC)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 미드필더(MF) = 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 시티) 김봉수(김천 상무)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 홍현석 (이상 마인츠05)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이현주(하노버96)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주민규(울산)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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