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FC안양 김동진(32)은 K리그2에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16년 대구FC에서 다이렉트 승격, 2018년 아산무궁화 군 복무 시절 K리그2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대구는 2위로 K리그1에 올라갔고, 아산은 우승하고도 승격에 실패했다. 경찰팀의 연고 이전과 해체 문제로 웃고 울었다.
김동진은 2024년 안양에서 마침내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동시에 맛봤다. 2021년 12월 안양에 입단해 3시즌 통산 97경기 13골 8도움. 공수에서 맹활약한 게 값진 보상으로 돌아왔다.
김동진은 올해 안양 왼쪽 측면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본업인 수비수는 물론 종종 윙어로도 출전해 32경기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9월 주장 이창용이 시즌 아웃된 뒤에는 부주장으로서 대신 완장을 차고 팀의 중심을 잡았다. 우승 핵심 멤버였다.
김동진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유병훈 감독, 주장 이창용과 함께 단상에 오른 김동진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올 줄 몰랐는데 우승하고 주목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 개막 전 안양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처음 안양에 올 때 승격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올해 선물을 드릴 수 있어 기쁘고 감격스럽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이 고생했는데 우승으로 보상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아주대학교 출신 김동진은 2014년 대구에서 데뷔해 2020년까지 군 복무를 제외하면 줄곧 대구에서만 뛰었다. 2021년 경남을 거쳐 안양으로 팀을 옮겼다.
김동진은 과거 대구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에서 3시즌(45경기 1골)을 뛰었다. 그는 그 시절을 '미지근했던 시기'로 표현하면서 “전환점이 필요했다. 많은 경기에 뛰면서 기량을 올리고 싶었다. 안양에 와서 경기도 많이 뛰고 자신감을 얻었다. 안양과 함께 K리그1으로 가는 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진은 연고 이전의 아픔을 딛고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한 안양의 역사를 주목했다. “처음 왔을 때 구단에서 안양의 역사를 알려줬다.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안양은 시민구단이고 시민들이 다시 팀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과 팬들의 스킨십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가족같이 끈끈한 팀이라 정이 간다”고 설명했다.
최대호 안양시장과 함께 보라색 염색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동진은 안양 팬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짧게 보면 11년, 길게 보면 20년이 걸렸다. 팬분들이 없으면 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팬분들의 열정을 보면 당연히 K리그1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대 초중반 승격과 우승을 따로따로 경험했던 김동진은 30대에 접어들면서 맞이한 승격과 우승이 훨씬 더 값지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는 “안양은 옛날부터 이어지는 역사가 있고, 최대호 안양시장님도 구단을 지원해 주셔서 팀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며 “예전에 승격하고 우승할 때도 행복하고 즐거웠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2~3배 더 기쁜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동진은 신인 시절 3년의 K리그2 생활을 거쳐 4년차였던 2017년 K리그1에 데뷔했다. 그는 과거 자신처럼 K리그1 데뷔를 앞둔 후배들을 떠올렸다. 채현우, 문성우 등 22세 이하(U-22) 자원과 안양 유소년(안양공고) 출신인 박종현 등을 거론했다.
김동진은 “대구에서 정승원(수원FC), 김대원(김천상무), 정치인 등 어린 선수들과 함께 K리그1에 올라갔다”며 “이들은 K리그2에서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K리그1에서 활약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승격이 또 다른 기회임을 강조한 뒤, 아래와 같이 후배들을 독려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후배들에게 항상 ‘K리그2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K리그1에 가면 선참들은 선수 생활을 좀 더 연장하는 정도지만, 후배들은 노는 물이 달라진다. K리그2와 K리그1의 관심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K리그1에 가면 국가대표로 가는 발판이 만들어지고, 금전적인 면이나 환경이 달라진다. 상황은 항상 바뀌니까 지금 경기에 못 나와도 안주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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