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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의얼굴' 오정세 "'하이힐' 속 악역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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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의얼굴' 오정세 "'하이힐' 속 악역 고맙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6.21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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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최근 선과 악을 수시로 오가며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중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오정세(40)다. 본래 팬들은 '오정세'라는 배우를 떠올릴 때 진지함보다는 코믹이 어울리는 배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오정세는 배우 생활 13년 동안 단역부터 핵심 조연까지 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이것은 오정세가 선과 악 등 수많은 배역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배우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고 서슴 없이 말하는 배우 오정세. 이런 자신 있는 모습은 그의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연기세계에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영화 '하이힐'과 오정세- 장진 감독의 작품 '하이힐'은 성 정체성을 두고 고민에 빠진 '완벽한 남자' 형사 윤지욱(차승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하이힐은 장진 영화사에 기록될 만한 액션물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오정세는 윤지욱을 동경하면서도 최대 정적인 조폭 두목 허곤 역을 맡았다.

▲ 배우 오정세. 그가 가진 무기는 코믹함 뿐만이 아니다. 그에게는 팔색조 같은 연기 매력이 존재한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이상민 기자] 오정세의 얼굴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팬들이라면 단숨에 떠오르는 단어는 '코믹'이다. 오정세라는 배우 자체가 다양한 연기를 추구해 왔음에도 비중 있거나 히트가 된 작품들은 모두 코믹연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정세는 스스로 선택했다. 바로 영화 '하이힐'의 원초적인 악역 허곤 캐릭터다. 이처럼 연기 변신을 위해 카멜레온 같은 삶을 사는 그를 지난 13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자세히 들여다봤다.

◆코믹한 이미지와 '하이힐' 그리고 배우 오정세

지난달 오정세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주요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솔직히 오정세라는 배우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일을 만들어냈다. 바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자신이 갖고 있던 코믹한 이미지가 예능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킨 경우였다. 다른 연예인들 같았다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오정세는 웃을 수 없었다. '배우' 라는 이름에서다. 코믹으로 굳어지는 배우 오정세가 두려워서다. 그래서 그에게 '하이힐'은 너무 소중하고 특별한 영화다.

"예능을 저에게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연'인 것 같아요. 이번에 제가 나온 예능이 대박이 난 것도 인연에 불과한 거죠. 사실 이전에도 제가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나오긴 했었어요. 코믹한 이미지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 당시 크게 웃기거나 하진 못했어요. 전 의도하고 웃기려고 하면 웃길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기대 안 하고 한 말이 운이 좋게 웃겼던 거죠. 솔직히 전 예능의 역량은 안돼요. 나오기 싫다는건 아니지만(웃음). 이런 이유로 진지한 악역의 기회를 맞게 해준 '하이힐'이 지금 너무 소중합니다."

▲ 앞으로도 여러 배역을 소화하고 싶다는 그는 '도전'을 즐기며 살아가는 배우였다.

그렇다면 오정세는 '하이힐'의 어떤 부분이 배우로서 소중하고 좋았다는 말일까?. 사실 '하이힐'에서 오정세가 맡은 허곤 역은 악역 중의 악역이면서도 그의 배우인생에서 따라다니는 '코믹한 이미지'가 이중적으로 들어있는 인물이다. 이런 점은 '코믹의 탈피'를 꿈꾸던 그의 계획과는 다를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가 '하이힐' 속  허곤을 연기하면서 얻은 것은 두 가지예요. '코믹'하다는 인식 때문에 대중과 너무 가까웠던 느낌이 희석됐다는 점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보했다는 점이죠. 하지만 허곤에는 여전히 위트가 있고 코믹함이 들어있죠. 이런 부분은 절대 악역을 원했던 처음의 제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긴 합니다. 그러나 섭섭하거나 하지 않아요. 지금은 오히려 더 만족해요. 이유는 단 하나. 대중들이 예상치 못한 캐릭터가 완성된 것이거든요. 절대 악역은 언제나 할 수 있지만 이런 배역은 쉽게 할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요. 오정세라는 배우를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나 다름없죠."

▲ 오정세가 악역으로 출연한 영화 '하이힐'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진='하이힐' 공식포스터]

◆'하이힐' 대박 흥행은 아니지만 이어지는 고평가에 '만족'

이처럼 '하이힐'은 오정세의 새로운 노력이 들어간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힘겨운 흥행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이힐'이 개봉한 지난 4일부터 지금까지 누아르라는 간판을 걸고 개봉한 한국영화는 3편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대작들의 연속 개봉으로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다. 예상했던 관객들은 들어오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하이힐'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무서운 흥행 뒷심을 발휘 중이기 때문이다. 작품성과 관련해 관객들의 좋은 평가가 입소문을 탄 것이다. 이에 대해 오정세도 기쁨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비슷한 장르의 남자 영화가 개봉하면서 사실 하이힐의 흥행 경쟁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에요. 솔직히 전 두 영화('우는남자', '황제를 위하여')를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하이힐'이 두 영화보다는 독특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의 평가가 좋으신 것 같아요. 특히 이런 관객분들 덕분에 영화가 무서운 흥행 뒷심을 발휘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하이힐'을 보시고 고평가를 해주시는 관객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업계 1위의 홍보사보다 더 나으신 소중한 분들입니다(웃음)."

▲ 오정세. 신비로운 면모와 악역의 면모까지 연기자로서 그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다.

◆감독님과 차승원 형에게 감사

오정세는 자신의 연기 생활에 큰 배움과 기회를 준 영화 '하이힐'을 탄생시킨 장진 감독과 차승원에 대한 감사를 빼놓지 않았다. 이는 '하이힐'이 힘겨운 과정 속에서 탄생한 영화인 만큼 오정세에게도 소중한 기회이자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이힐'이 저에게 준 것은 너무 많아요. 연기자로서 한 남자로서 말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태어나게 해주신 (장진)감독님과 (차)승원이 형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특히 이 영화의 장르나 소재가 '단맛' 없고, 어떻게 보면 무겁고 민감한 소재인데 이를 선택하고 밀어붙이고 개봉까지 결정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역시 감사드려요. 박수를 보냅니다."

 

▲ 앞으로도 배우 오정세가 기대 되는 이유는 끊임 없이 여러 배역을 소화하고 도전하려는 열정 때문이다.

◆좋은 작품은 '운명'

마지막으로 오정세는 앞으로 자신이 해나갈 연기 방향과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성격처럼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망과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저는 여러 연기를 계속해서 소화하고 싶습니다. 굳이 변신해야겠다는 부담 때문에 악으로만 가거나, 또는 코믹이 잘 먹힌다고 웃음코드로만 가는 배우는 싫어요. 배우로서 선과 악을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만나야겠죠. 하지만 제가 원한다고 좋은 작품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우연히 보석 같은 인연을 만나듯. 좋은 작품도 운명처럼 찾아올 것이라 믿어요. '하이힐'처럼요."

[취재 후기] 코믹한 남자로만 알고 있던 배우 오정세. 하지만 그는 웃기는 남자를 넘는, 사람들을 울리고 두렵게 할 수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천상 배우였다. 이런 모습들은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로, 어떻게 발전하는 배우가 될지 팬들의 기대를 더욱 커지게 하는 요소들이다. 오정세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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