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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의 한수 없어 아쉬운 영화 '신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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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의 한수 없어 아쉬운 영화 '신의 한수'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01 0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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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이범수)팀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는다. 심지어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복역한다. 몇 년 후 그는 살수와의 대결을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모은다.

각자 사연을 지닌 채 마지막 한판 승부를 위해 모인 태석과 맹인바둑의 고수 주님(안성기), 내기 바둑꾼 꽁수(김인권), 외팔이 기술자 허목수(안길강)는 승부수를 띄울 판을 짠다. 이들은 악명 높은 최고의 꾼 살수를 비롯해 승부조작 브로커 선수(최진혁), 전직 유명 프로바둑기사인 배꼽(이시영), 내기바둑꾼 왕사범(이도경)에 맞서 계획된 승부를 차례로 펼친다.

 

한 남자의 통렬한 복수극인 ‘신의 한수’에서 신들의 놀이 바둑은 수십억원의 판돈이 오가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로 호출돼 범죄와 복수를 위한 판을 깔아준다. 앞서 개봉된 ‘스톤’에서 바둑이 삶을 통찰하는 매개체였다면, ‘신의 한수’에서는 정교한 전략전술로 기능한다.

영화는 바둑의 수인 ‘패착’ ‘착수’ ‘포석’ ‘행마’ ‘단수’ ‘회도리치기’ ‘곤마’ ‘사활’ ‘계가’로 챕터를 나눠 극을 전개한다. 다소 긴 이야기와 다양한 인물들로 인한 산만함을 예방하는 동시에 리듬감 있게 서사를 구축한다. 이런 구성은 과거 영화 ‘타짜’에서 시도됐기에 그리 신선하진 않다.

▲ 극중 정우성 이시영 이범수(사진 왼쪽부터)

‘신의 한수’의 가장 큰 장점은 바둑영화, 범죄액션영화, 캐릭터영화 요소를 두루 갖춰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첨단장비를 활용한 사기바둑이 영화 전반부에 포진해 아쉽지만 바둑의 두뇌 플레이와 수싸움의 묘미를 맛보게 데 큰 무리는 없다. 액션영화 ‘뚝방전설’ ‘퀵’의 조범구 감독은 스케일이 크고 스피디한 액션을 구현했다. ‘19금’ 판정이 나올 만큼 수위 또한 높고 잔인하다. 올여름 공포영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더위를 씻어주기에 제격이다.

정우성은 어수룩한 프로 바둑기사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이중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소화하고, 명성에 걸맞은 액션연기를 한다. 이범수는 전신 문신까지 감행하며 살모사 같은 독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비중 있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과거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어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지 못한 느낌이다. 액션영화의 꽃 정도일 거라 여겼던 홍일점 이시영의 존재감은 꽤 인상적이다. 결정적 승부의 패를 뒤집는 ‘반전 여신’ 캐릭터를 냉정하고도 도발적으로 빚어냈다.

▲ 냉동창고에서 정우성 최진혁의 격투장면[사진=쇼박스 제공]

‘신의 한수’는 상업 오락영화로서 괜찮은 만듦새를 보여준다. 교도소 독방에서 이뤄지는 맹기나 냉동창고에서의 아이스맨 격투와 같은 신선한 장면, 멀티 캐스팅의 효율적인 안배는 인정받을 만하다. 다만 영화를 결정지을 특출난 한 방, ‘신의 한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3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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