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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루키 찍고 배구대표 막내로, 강소휘의 '바라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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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루키 찍고 배구대표 막내로, 강소휘의 '바라는 대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3.3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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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신인왕 김연경 이후 처음, 국가대표 발탁 '겹경사'... 겸손함-목표의식 갖춘 특급 새내기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9일 열린 2015-2016 V리그 시상식에서 시선을 끈 선수는 단연 이다영(현대건설)이었다. 어깨선을 드러낸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는 베스트 드레서 상을 수상하며 남심(男心)을 휘어잡았다.

배구팬들의 마음을 흔든 주인공이 또 있었다. 강소휘(19·GS칼텍스)였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도 프로 2년차 이다영 못지않은 미모를 뽐냈다. “드레스는 이상하다”고 말끝을 흐리며 수줍어했지만 만장일치로 신인상을 수상해 예쁘게 꾸민 덕을 톡톡히 봤다.

경사가 겹쳤다. 오는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할 국가대표 엔트리에 막내로 승선한 것. ‘슈퍼루키’ 강소휘는 이제 김연경(페네르바체), 이재영(흥국생명) 등 한국에서 가장 배구를 잘하는 언니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성인 국제무대에 나서게 된 것이다.

▲ 29일 V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는 강소휘. 그는 스승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진=스포츠Q DB]

◆ 스승을 생각하는 기특함, 스스로를 다그치는 겸손함

기자단의 모든 표가 한 사람에게 쏠린 것은 2005~2006 시즌 김연경 이후 처음이다. 시즌 중반부터 이한비(흥국생명)가 고개를 들었지만 강소휘에 비할 바는 못됐다. 정규리그 27경기 154득점(전체 25위, 신인 1위), 성공률 32.99%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강소휘는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과 지도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생애 한번 뿐인 상을 받게 되서 영광스럽다.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많이 주신 감독님 덕분에 상을 받았다”며 “옆에서 많이 도와준 언니들께도 감사하다.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따로 가진 인터뷰에서는 “초중고 시절 배구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부르고 싶었는데 위에서 말을 못했다”며 “고등학교 때 가르쳐준 김동열 선생님, 중학교 때 홍성령 선생님, 초등학교 때 조완기 선생님”이라고 은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했다.

안산 원곡고 재학 시절부터 18세 이하(U-18) 세계선수권,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유스선수권에 출전하며 또래 중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였다. 지난해 9월 드래프트에서도 당연히 전체 1순위로 지목받은 강소휘는 프로무대 신인왕까지 수상하며 엘리트 코스를 차곡차곡 밟고 있다.

대스타의 필수 요소인 겸손함도 갖췄다. 강소휘는 “경기를 많이 뛰었지만 신인상을 받기에는 아직 너무 부족한 실력”이라며 “저 때문에 진 경기가 많았다. 언니들한테 죄송하다. 다음 시즌에는 후회 없이 경기할 수 있도록 더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다”고 스스로를 한껏 낮췄다.

무엇이 늘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도 잘 파악하고 있다. 강소휘는 “이선구 감독님이 블로킹 보고 쳐내는 연습을 많이 해주셔서 그 부분은 많이 향상된 것 같다”며 “그 외에는 아직 프로라기엔 부족하다. 훈련을 많이 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리시브, 블로킹 보고 쳐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 강소휘는 2005~2006 시즌 김연경에 이어 10년 만에 만장일치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스포츠Q DB]

◆ 뚜렷한 목표의식, 욕심 많은 강소휘

국가대표 이정철 감독은 레프트 자원으로 표승주(GS칼텍스)가 아닌 강소휘를 택했다.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김연경, 이재영, 박정아(IBK기업은행), 이소영(GS칼텍스)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출전 시간을 많이 갖지는 못할지라도 강소휘에겐 하루하루가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강소휘는 “막내라서 궂은 일을 많이 하겠지만 참고 견뎌서 언니들이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우겠다”며 “제일 잘하는 연경 언니가 있어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내 키(180㎝)는 어중간하다. 연경 언니의 키(192㎝)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원곡중 선배인 김연경과는 다른 스타일로 V리그를 평정하겠다는 당당함까지 빛났다.

소속팀에서의 목표도 뚜렷하다. 강소휘는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은 (배)유나 언니가 부상을 당해 라이트를 소화해 리시브를 못했는데 다음 시즌에는 모든 면에서 잘해서 주전으로 경기에 뛰고 싶다”며 “같은 팀에 잘하는 레프트가 두 분이나 있다. 소영, 승주 언니들 강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성장하고 싶다”는 승부욕을 보였다.

외모 잠재력, 빼어난 기량에 겸손함까지. ‘욕심쟁이’ 강소휘는 대스타로 성장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다음달 3일 진천선수촌에 합류해 40일간의 강훈련에 돌입한다. 리우 올림픽 여자 세계예선전은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열린다.

▲ 강소휘는 소속팀에서는 표승주, 이소영의 장점을, 대표팀에서는 김연경의 모든 것을 배우겠다는 각오다. [사진=스포츠Q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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