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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돈키호테' vs 비극의 '왕자호동', 한여름 발레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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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돈키호테' vs 비극의 '왕자호동', 한여름 발레대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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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가난한 청년 이발사 바질과 사랑에 빠지는 말괄량이 키트리를 볼까, 적국의 왕자 호동을 위해 조국을 등지는 비운의 낙랑공주를 볼까.

무용계 비수기인 8월에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돈키호테'(15~17일·충무아트홀 대극장)와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29~30일·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돈키호테'가 역경을 딛고 사랑을 쟁취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발레의 대표작이라면 '왕자호동'은 위험한 사랑을 선택한 대가로 처절한 죽음을 맞는 비극의 창작 발레다.

▲ '돈키호테'의 극중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 '왕자 호동'[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두 공연 모두 발레단 주최의 정기공연이 아니라 각각 충무아트홀과 성남아트센터 주최의 대관공연이므로 국립발레단과 UBC는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관객 입장에서는 대작 공연을 보기 힘든 한여름에 완성도 높은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스페인의 정열과 유쾌함, 화려한 볼거리가 특징인 이번 ‘돈키호테’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버전이다.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처음 발레로 만든 이는 1869년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마리우스 프티파. 모스크바의 알렉산드르 고르스키는 1900년 프티파 버전을 수정해 새 공연을 선보였다. 고르스키 버전을 기초로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수정한 작품이 UBC가 올릴 ‘돈키호테’다. 앞서 6월 말 국립발레단이 볼쇼이 버전을 기초로 문병남이 안무한 ‘돈키호테’를 본 관객이라면, 두 발레단의 공연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 '돈키호테'의 바질과 키트리 2인무

이야기는 순수하고 발랄한 선술집 딸 키트리와 가난한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다.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 판자는 두 사람을 돕는 역할에 머문다. ‘돈키호테’의 백미는 3막에서 바질과 키트리가 추는 그랑 파드되(2인무). 아다지오와 남녀 솔로 베리에이션 그리고 코다로 구성된 2인무다. 여성 무용수의 32회의 푸에테(회전 동작), 남성 무용수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점프 등 고난도 동작이 이어져 절로 찬사를 자아낸다. 1막의 바질과 키트리 2인무와 2막의 다채로운 캐릭터 발레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키트리로는 UBC 수석무용수 강미선, 솔리스트 이용정, 드미솔리스트 홍향기가 열연한다. 바질은 UBC 수석무용수 이동탁·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코르 드 발레 김태석이 연기한다. 이번 공연은 충무아트홀이 개관 10년을 맞아 기획했다. 2만∼8만원. 문의:02)2230-6601

‘왕자호동’은 국립발레단의 대표적 창작 발레로 전통 설화인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를 발레로 옮겼다.

국립발레단 초대 단장인 고 임성남이 안무한 1988년 초연작을 토대로 2009년 국수호(대본·연출), 문병남(안무), 신선희(무대), 조석연(음악), 제롬 캐플랑(의상)이 새 작품을 만들었다. 고구려와 낙랑국의 전쟁, 적국 공주와 왕자의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사랑, 조국에 대한 배신과 죽음 등을 2막 12장의 드라마 발레로 풀어냈다.

▲ '왕자 호동'의 침실 파드되(2인무)

‘왕자호동’은 그간 종종 해외에서 선보였다. 2010년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 2011년 이탈리아 산 카를로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인도, 올해 캄보디아 등에서 공연했다. 국내 관객과 만나기는 2012년 11월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오른 이후 1년9개월여 만이다. 볼거리가 풍성하며 외연상 테크닉으로는 '스파르타쿠스'에 필적할만한 스펙터클한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역에는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 김현웅과 수석 무용수 김지영, 수석 무용수 정영재와 이은원이 각각 호흡을 맞춘다. 3만∼10만원. 문의: 1544-8117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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