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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존폐 위기 빠진 대학스포츠 되살리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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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존폐 위기 빠진 대학스포츠 되살리자" 한목소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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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줄면서 대학 운동부부터 폐지…지방대·비인기종목 심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금 한국 스포츠의 근간이자 중추인 대학 스포츠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운동부를 축소하고 폐지하면서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학 스포츠 관계자와 체육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스포츠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지난 27일 열린 '대한민국 스포츠, 길을 묻다' 공개 세미나에서는 스포츠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모두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데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1부 기조 강연이 끝난 뒤 진행된 2부에서는 '지방체육 활성화 방안'   '심판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 방안'과  '대학스포츠 지원 방안'에 대한 세션 토론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대학스포츠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학스포츠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한 축인 학원 스포츠(학교체육)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데다 엘리트 스포츠(전문체육)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스포츠는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에 큰 기여를 해왔다. 지난해 45개 종목 국가대표 1240명 가운데 대학에 재학중인 선수가 220명으로 전체 17.7%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따낸 57개의 메달 가운데 29개,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나온 19개의 메달 중 10개가 대학 선수에서 나왔다. 이상화(25), 모태범(25), 김연아(24) 등이 밴쿠버 올림픽 당시 모두 대학 선수였다.

 

◆ 대학 구조조정 여파, 운동부는 찬밥 신세

그러나 지금 대학스포츠는 외부 한파 때문에 움츠러들고 있다. 대학의 구조조정과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등록금 인하의 여파로 대학 운동부를 축소하고 심지어 폐지하고 있다는 것이 참여자들의 얘기다.

이런 여파는 지방대학부터 몰아쳤다. 부실한 강의나 시설을 갖춘 대학에 지원을 끊는 정부의 정책이 시작됐고 이런 대학의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록금 인하는 대학 수입의 감소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대학은 가장 '만만한' 운동부부터 축소, 폐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정부의 대학 평가에서 운동부와 관련한 평가요소를 반영하지 않다보니 각 대학은 연간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운동부에 대한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동아대가 축구부와 유도부가 체육특기자 모집을 중단하고 충남대 역시 농구부와 럭비부 정원을 폐지한 것이 그 사례다.

◆ 성과주의 몰입, 수도권대학도 위태

대학스포츠의 위기는 대학들이 성과주의에 몰입된 나머지 별 이익이 생기지 않는 운동부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대학에서 불기 시작한 찬 바람은 수도권 대학으로 밀려오고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기초 및 비인기 종목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한양대가 체조부와 육상부, 유도부 해체를 거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 재정의 부족을 이유로 정원을 축소하면서 2015년부터 체조, 육상, 유도부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 다행히 체육계가 나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대학운동부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단체 구기종목 5개 운동부의 성적을 수치화해 낮은 점수가 나온 농구부의 해체를 논의했고 핸드볼은 이미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있다. 농구부의 해체는 막았지만 성균관대는 '집중과 선택'을 통해 일부 종목에만 집중 투자해 학교를 홍보하겠다는 방안이다. 성과주의에 몰입된 결과다.

 

◆ 매년 늘어나는 선수부담, 국고 지원 절실

토론회에 모인 대학스포츠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부터 바랐다.

한 참가자는 "운동부 재원은 국가, 학교, 선수부담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대학을 담당하고 있고 선수부담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원활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고 지원이 절실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의지를 갖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그동안 대학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없다보니 쟁점화가 되지 않았다"며 "대학들의 운동부 축소 및 해체를 막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하는 평가에서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 물론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뤄지고 안정된 후에 평가 잣대로 삽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의 입장을 많이 반영해야 할 것 같다. 일정한 잣대로 지원방향을 정한다면 수도권으로 지원이 집중될 우려가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지원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대학스포츠에 제발 관심 좀 가져주세요

지원과 함께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도 있었다. 대학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이렇게 위기로 몰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운동부를 축소하지 않는 것은 성적이 좋고 전통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대학경기를 TV로 중계해 인기를 끌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골프 박세리와 배구 문성민이 모두 육상 높이뛰기 선수였다는 예를 든 참가자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출전 기회를 확보해줘야 한다. 유니버시아드 같은 대회도 육상에 대한 지원이 적어 10여명 정도 밖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학 농구부 관계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참가자는 대학스포츠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그는 "지금 한 방송사가 주최하는 대학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해당 방송사의 스포츠뉴스에는 소식 하나 실리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며 "스포츠 일간지는 대여섯 개 되는데 대학스포츠 뿐 아니라 학원스포츠와 관련한 것은 전혀 기사화되지 않는다. 경기 결과 뿐 아니라 대학스포츠 주변의 모든 일이 기사로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언론과 미디어의 협조도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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