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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룰 바뀌고 확실히 빨라진 개막전, 농구코트에 새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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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룰 바뀌고 확실히 빨라진 개막전, 농구코트에 새 바람 부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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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GC전 120개, 모비스-LG전 140개 슛 나와…감독은 작전시간 줄어 답답함 토로

[사직=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프로농구 KBL이 대폭 손질한 경기 규정이 농구 코트에 새로운 바람을 부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룰이 개정된 후 경기는 확실히 빨라졌고 공격 기회가 늘어나면서 슛도 많아졌다. 그만큼 점수도 많이 늘어났다.

11일 부산 사직체육관과 울산 동천체육관 등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개막전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빠른 공격과 끊기지 않는 경기 흐름으로 보는 관중을 즐겁게 했다. 또 감독들이 직접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이 금지됐고 선수들이 직접 작전타임을 요구하는 20초 타임아웃까지 사라져 경기시간도 이전보다 훨씬 짧아졌다.

이런 모습은 부산 KT-안양 KGC전에서도 잘 나타났다. 1쿼터부터 4쿼터까지 40분의 경기를 치르면서 양팀 합계 필드슛 숫자가 120개에 달했다. KT가 65개를 던졌고 KGC는 55개를 기록했다. 4쿼터 동안 120개를 던졌으니 평균적으로 쿼터당 30개의 슛이 나온 셈이다. 한 쿼터가 10분이기 때문에 수치상으로 1분에 3개의 슛이 나왔다. 20초마다 한차례씩 슛이 나왔다는 뜻이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전태풍(가운데)이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 개막전에서 안양 KGC의 실책으로 흐른 공을 잡아 속공 기회를 노리고 있다.

울산 모비스-창원 LG전은 더욱 화끈했다. KT와 KGC의 경기보다 20개가 더 많은 140개의 필드슛이 나왔다. 2분에 7개의 슛이 나왔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슛이 많이 나온 것은 공격의 스피드를 촉구하는 룰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격 시간은 24초로 같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난 뒤에는 종전의 24초에서 14초로 줄어들었다. 이 10초 차가 공격 횟수의 증가로 이어졌다.

◆ 공격 횟수 많아졌지만 득점은 소폭 상승에 그쳐

그러나 점수는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KT가 87점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팀은 모두 60~70점대에 그쳤다. KGC가 68점을 넣었고 LG와 모비스는 각각 74점과 73점에 머물렀다. 공격 기회는 많았지만 다소 정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일단 슛을 많이 던진다는 것은 관중에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보여줌으로써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 슛을 많이 던졌다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시간을 질질 끌어 관중을 지루하게 하는 경기는 안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흐름이 원활했다는 점이다. 흐름이 끊기지 않으니 지루할 틈도 줄어 들었다. KT- KGC전 경기 시간은 1시간 46분이었다. 모비스-LG전도 1시간 49분이 걸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평균 시간이 1시간 51분이었기 때문에 2~5분이 줄었다. 하지만 하프타임 휴식시간이 12분에서 15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5~8분이 줄어든 셈이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전태풍(오른쪽)이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프로농구 홈 개막전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경기 시간에 비해 5분 이상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흐름이 끊기지 않았고 선수들이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요구하는 20초 작전타임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부터는 오직 90초 정규 작전타임만 가능하다. 그것도 전반에 2번, 후반에 3번 쓸 수 있다.

20초 작전타임이 없어지니 경기 흐름이 끊기는 일이 없었다. 경기가 조금 재미있으려 하면 종종 흐름이 끊기는 이전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 없어진 20초 작전타임, 원활한 흐름으로 경기시간 단축 효과

또 감독이 직접 심판에게 항의하거나 판정에 대해 질의하는 것도 금지됐다. 오직 주장이 심판에게 질의가 가능하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감독의 항의하는 모습이 사라지니 더욱 경기가 볼만했다.

하지만 개정된 룰은 아직까지 코트에서 뛰는 선수나 감독에게는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전창진 KT 감독은 "20초 작전 타임이 없어지니까 다소 답답한 면이 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흐름을 바꿔줘야 할 때 20초 작전 타임이 유용하게 쓰였는데 이것이 없어지니까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며 "또 심판에게 판정에 대해 질의할 수가 없는 것도 좀 더 적응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경기가 일방적으로 흘렀지만 팽팽한 접전에서 미묘한 판정이 나왔을 때 감독들이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임할지 의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심판 판정은 매끄러웠다"고 말했다.

또 전창진 감독은 공격이 빨라지면서 득점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이었다.

전 감독은 "공격 횟수가 많아지면 점수가 많이 나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에 비례하진 않는다"며 "외곽에서 많이 들어가준다면 평균 득점이 늘어나겠지만 3점슛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평균 득점은 소폭 상승 또는 제자리에 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안양 KGC 선수들이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정규 작전타임 때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올 시즌부터는 20초 작전 타임이 사라지고 전반에 두차례, 후반에 세차례 90초 정규 작전타임을 쓸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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