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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결말, 가족이라는 탈을 쓴 막장드라마 '박은빈 재벌 상속녀 만들어야 했나'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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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결말, 가족이라는 탈을 쓴 막장드라마 '박은빈 재벌 상속녀 만들어야 했나' 씁쓸한 뒷맛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7.05.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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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한 맺힌 캐릭터들 복수의 성공과 가족 간의 화해의 결말을 그려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렇게 극은 해피엔딩 결말을 그려냈지만 '작품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8일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했다는 이유로 복수를 꿈꿔왔던 이현우(김재원 분)와 복수 대상인 한형섭(김창완 분)이 화해를 하고 숨겨졌던 재벌가 손녀 오동희(박은빈 분)가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작은아버지 방광진(고인범 분)을 용서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처럼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극에서 가장 갈등 관계가 깊었던 캐릭터들과 복잡한 내용이 단숨에 해결되면서 해피엔딩 마무리를 끌어낼 수 있었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캐릭터간 해피엔딩을 맞으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극은 막장논란을 남기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진='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방송 캡처]

하지만 끝이 이렇게 아름답다고 해도 이 드라마는 막장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듯싶다. 냉정히 말하면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실패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냉정한 평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뜬금없는 막장전개로 극 후반부가 기획 의도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극은 제목처럼 부모 자식 부부간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가족 간 갈등 소재를 바탕으로 끝내 화해를 끌어낸다는 순수가족드라마를 표방했다. 여기에 이현우, 한성준 형제와 한형섭 간의 복수 내용이 조미료처럼 첨가돼 있었다.

사실 이현우 한성준 형제와 한형섭 간의 복수 소재는 가족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현우가 복수를 선택한 이유가 자신의 가족이 파괴됐다는 확실한 논리가 바탕이 된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던 내용이다.

문제는 박은빈이 연기한 오동희라는 캐릭터가 뜬금없이 재벌 상속녀가 된 이후부터다. 극 중반까지도 오동희는 할머니와 둘이 살던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 청년 캐릭터를 보여줬다.

하지만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시청률 상승은커녕 극심한 정체 현상에 시달렸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자 제작진은 오동희가 재벌가 손녀였다는 흔한 막장 소재를 무리하게 삽입하기 시작했다.

오동희는 하루아침에 굴지의 재벌 상속녀가 됐고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키고 자신의 부모 마저 죽인 작은 아버지 방광진(고인범 분)과의 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진=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방송 캡처]

오동희 캐릭터의 이런 갑작스러운 신분 변화와 방광진과의 느닷없는 골육상쟁은 주춤했던 시청률을 약간 끌어올리는 데는 큰 힘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무모한 소재의 활용으로 드라마 완성도는 완전히 파괴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동희 캐릭터의 변화가 극의 전개와는 하나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족드라마와는 어울리지 않는 막장 복수 소재가 끼워 맞춰졌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극 후반부 무모하고 이해가 가질 않을 정도로 '막장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마지막 극 중 가족들은 모두 웃을 수 있었지만, 드라마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절대 웃을 수 없었다. 결국, 극은 자극적 소재를 통해 약간의 시청률은 얻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스스로 포기해버린 안타까운 드라마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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