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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에 인성까지' 양동근, 이런 선수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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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에 인성까지' 양동근, 이런 선수 또 없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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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 24점·4쿼터 맹활약, 귀감 될만한 동료애 발휘하기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감독 입장에서 실력이 좋은 선수가 훌륭한 인성까지 갖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울산 모비스의 정신적 지주 양동근(33)이 팀 내 해결사 역할과 함께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인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동근은 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경기에서 24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85-77 승리를 이끌었다. 24점은 올시즌 개인 최다득점이다.

양동근의 활약으로 시즌 17승(4패)째를 올린 모비스는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SK가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따라붙고 있지만 당분간 모비스의 벽을 무너뜨리기 힘들어 보인다.

▲ 양동근(가운데)이 1일 LG전에서 라틀리프(오른쪽)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정신적 지주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양동근은 LG가 분위기를 가져올 만하면 빠른 돌파로 흐름을 끊었다.

LG는 3쿼터까지 50-66으로 뒤졌지만 4쿼터 골밑을 휘저은 데이본 제퍼슨의 연속 득점으로 맹추격을 가했다.

하지만 모비스에는 해결사 양동근이 있었다. 71-63까지 추격당한 상황에서 재빠른 돌파로 레이업슛을 성공한 양동근은 77-71에서는 문태종을 제친 뒤 중거리슛을 넣어 또 한 번 상대 흐름을 끊었다.

배병준에게 골밑슛을 허용한 뒤에는 한 번에 세 선수를 제치는 레이업슛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라틀리프의 스크린으로 김시래를 제친 양동근은 미처 골밑 수비에 대비하지 못한 문태종과 배병준 사이로 돌파하며 2점을 추가했다. 경기 종료 1분 전에는 박종천의 결정적인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LG가 상승세를 탈 만하면 양동근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가 왜 모비스의 중추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전과 27일 전주 KCC전에서 적은 득점 대신 많은 어시스트로 팀에 공헌했다면 이날은 어시스트 개수는 적었지만 많은 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상황에 따라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양동근은 포인트가드의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 양동근이 1일 LG전에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양우섭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남다른 동업자 정신, 코트에 훈풍 불어넣다

양동근은 실력 못지않게 훌륭한 인성도 갖췄다. 이는 그가 왜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인정받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상대팀 후배의 부상에 진심으로 걱정했다. 2쿼터 8분 13초경 양동근은 3점슛 라인에서 골밑으로 돌파하며 왼 팔꿈치로 양우섭을 가격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양우섭은 한동안 코트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고 양동근은 곧장 양우섭을 일으켜 세우며 사과했다. 고의적인 파울은 아니었지만 일대일 매치업 상황에서 일어난 부상이라 내내 마음에 걸렸던 눈치였다.

벤치로 돌아간 양우섭의 눈 주위에는 멍이 들었고 잠시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에 마음이 쓰였던 양동근은 3쿼터 중반 양우섭이 다시 코트 위에 올라왔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미안함을 전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도 양우섭에게 사과했다. 그는 “동작이 컸던 게 화를 불렀다”며 “절대 고의는 아니지만 양우섭에게 미안하고 LG 코칭스태프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른 선수가 아프면 내 마음도 아프다”고 말했다.

양동근의 남다른 동료애와 동업자 정신이 영하의 첫 추위가 찾아들기 시작한 겨울 코트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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