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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한새군단 '개막 최다 16연승' 조율한 마에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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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한새군단 '개막 최다 16연승' 조율한 마에스트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24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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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아 대체자원으로 깜짝 활약…우리은행, 삼성 꺾고 '역대 개막 최다 16연승' 신기록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춘천 우리은행이 마침내 역대 개막 최다 16연승에 성공했다. 그 뒤에는 백업 포인트가드 이은혜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우리은행은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과 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한 이은혜의 활약에 힘입어 65-62 승리를 거뒀다.

올시즌 개막 16연승을 내달린 우리은행은 2003년 여름리그에서 15연승 기록을 보유한 삼성(전 삼성생명)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기록을 가진 팀을 상대로 세운 대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반면 삼성은 타이트한 수비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 애썼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 우리은행 이은혜가 24일 삼성전에서 드리블을 펼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식스맨 가드 이은혜의 종횡무진 활약이 빛났다. 올시즌 평균 출전시간이 10분 내외인 그는 이날 40분 풀타임을 뛰며 5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은 적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능력으로 동료들을 이끌었다. 이은혜의 발견은 향후 우리은행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의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은 선수는 프로 5년차 이승아다.

그는 올시즌 경기 당 6.8점 4.13리바운드 2.5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3점슛 부문 8위와 어시스트 9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팀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승아가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시름이 깊어졌다. 지난 17일 구리 KDB생명전 도중 발목을 접질린 것. 처음에는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복이 더뎌지자 위성우 감독은 이승아를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아예 푹 쉬라고 숙소에 두고 왔다.

대신 위 감독은 식스맨 이은혜를 대체자원으로 활용했다. 이은혜 역시 프로 8년차 선수로서 경험이 많고 체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풀타임을 자주 뛰어본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위성우 감독이 완전히 믿고 맡기기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은혜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정적인 볼 간수와 빠른 돌파,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2쿼터 29-29에서는 역전 3점슛을 성공했고 4쿼터 60-61에서는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역전 2득점, 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은혜가 40분 내내 코트를 밟으며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다면 임영희는 26점을 올리며 슈터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3점슛 4차례 시도 가운데 3개를 적중시켰고 무려 64.3%(9/14)의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망을 깨끗하게 가르는 미들슛이 일품이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휴스턴이 16점 6리바운드, 박혜진이 13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대기록 달성을 도왔다.

▲ 우리은행 선수들이 24일 삼성전을 승리, 역대 개막 최다 16연승이 확정되자 얼싸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경기 초반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접전이 펼쳐졌다. 삼성이 커리의 3점포와 박하나의 2득점 등으로 7-0 리드를 잡자 우리은행은 임영희와 휴스턴의 연속골로 6-7까지 따라잡았다. 임영희는 3점슛과 절묘한 어시스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자 삼성은 유승희의 3점포와 커리의 연속 득점, 배혜윤의 2득점으로 21-19를 만들었다.

2쿼터에는 삼성 유승희의 활약이 빛났다. 쿼터 1분 55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킨 뒤 김계령의 2득점으로 역전한 뒤에는 미들슛을 적중하며 팀에 3점차 리드를 안겼다. 삼성이 36-33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이 끝났다.

흐름이 우리은행쪽으로 넘어온 시점은 3쿼터 중반부터였다. 35-44로 뒤진 상황에서 임영희가 자유투 2득점과 3점포로 단숨에 4점차까지 추격했고 휴스턴의 2연속 2득점과 박혜진의 미들슛으로 48-48 동점을 이뤘다.

승부가 갈린 4쿼터. 양 팀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삼성은 김계령과 커리의 높이로, 우리은행은 임영희와 이은혜의 미들슛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 종료를 4.7초 남겨두고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은행이 63-62로 앞선 상황에서 삼성 커리가 드리블 실수를 한 것. 박하나가 파울로 끊었지만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박혜진이 자유투를 성공한 우리은행이 마지막에 웃었다.

경기를 마친 후 방송 인터뷰에서 위성우 감독은 “최다 연승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막상 이기고 나니 기쁘다”며 “선수들이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텼고 코치들의 지도 역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은혜가 평소에 10분을 뛰는 선수인데, 오늘 40분을 뛰며 잘해줬다. 은혜 때문에 이긴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이날 깜짝 활약을 펼친 이은혜를 칭찬했다.

▲ 우리은행 선수들이 24일 삼성전 승리 후 16연승을 자축하는 현수막을 든 채 관중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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