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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동생' 이재성 결승골, 차두리에 은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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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동생' 이재성 결승골, 차두리에 은퇴 선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31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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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1분 결승골로 뉴질랜드에 1-0 승리…역대 뉴질랜드전 6승 1무

[상암=스포츠Q 박상현 기자] 1980년생 35세 차두리의 은퇴 선물은 1992년생 23세 '띠동갑 동생' 이재성의 몫이었다. 이재성의 결승골에 차두리도 환하게 웃으며 한국 축구대표팀을 떠날 수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대표팀 평가전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후반 41분 이재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지금은 철거된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렸던 1976년 9월 23일 이후 역대 7차례 A매치에서 6승 1무를 기록했다. 2000년 1월 23일 이후 15년 2개월만에 만난 뉴질랜드를 상대로 한 힘겨운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했지만 차두리의 은퇴 경기이기도 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재성(왼쪽)이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한국영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계획대로 차두리를 오른쪽 풀백으로 세웠다. 여기에 기성용은 자신의 주장 완장까지 양보했다. 박주호와 차두리 좌우 풀백과 김영권-김주영으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로 이뤄진 포백 라인과 함께 지동원이 원톱을 맡았다. 지동원의 뒤에는 남태희가 처진 스트라이커 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동기 부여가 잘 되어 있었다. 차두리에게 기필코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겠다 그리고 차두리가 전반 교체되어 물러나기 전에 골을 넣고 축하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각오였다. 차두리를 활용한 오른쪽 측면 공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뉴질랜드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크리스토퍼 우드가 가장 위력적이었고 위협적이었다. 잉글랜드 입스위치 타운에서 뛰고 있는 우드는 191cm의 장신과 탄탄한 체격으로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 A매치 37경기에서 13골을 넣은 경력까지 가지고 있어 한국 수비수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우드의 오른발 슛이 나왔고 전반 11분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긴 했지만 마이클 복살과 골키퍼 김진현의 경합 과정도 있었다.

전반 초반 뉴질랜드의 공세를 잘 막아낸 한국은 전반 20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김주영의 방아찧기 헤딩슛, 전반 22분 기성용의 헤딩슛 등이 나왔고 전반 37분에는 한교원이 페널티킥을 유도했지만 손흥민의 실축으로 골키퍼에게 막혀 끝내 차두리에게 골을 선사하지 못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기성용(오른쪽)이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전반 39분에는 손흥민의 단독 돌파로 만든 기회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지동원의 다이빙 헤딩슛까지 나왔지만 뉴질랜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42분 차두리가 물러나고 김창수가 들어온 뒤 전반 추가시간 우드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김영권을 민 파울이 먼저였다는 판정과 함께 무효 처리가 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곽태휘와 구자철이 들어가고 후반 19분 이재성, 후반 27분 이정협, 후반 38분 김보경을 잇따라 내보내며 승리를 위한 골을 노렸지만 좀처럼 뉴질랜드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전반 중반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지기 시작했고 뉴질랜드의 전방 압박 플레이에 고전하며 차두리의 은퇴 경기도 승리로 귀결되지 않는 듯 보였다.

두번째 A매치에 나선 이재성의 데뷔골은 후반 41분에 나왔다. 김보경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로 때린 공이 골키퍼를 맞고 흘러나오자 어느새 골지역 왼쪽까지 와있던 이재성의 왼발에 걸렸다. 그대로 공은 뉴질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뉴질랜드의 골문을 다시 열고자 몰아쳤지만 더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차두리의 은퇴경기를 보러온 3만3514명의 관중들은 충분히 환호성을 올렸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차두리(오른쪽)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전반 42분 김창수와 교체돼 물러난 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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