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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17년만의 A매치, 지소연-박은선 '쌍끌이'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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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17년만의 A매치, 지소연-박은선 '쌍끌이' 제대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0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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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2연전, 단일 A매치로 17년만에 국내 경기…대회 3개월 앞두고 공격력 테스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남자 축구대표팀과 K리그가 일으키고 있는 뜨거운 바람을 여자 축구대표팀이 이어받는다. 17년만에 단일 경기로 국내에서 치러는 두 차례의 A매치를 통해 여자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전력을 평가받는다.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5, 8일 각각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러시아를 맞아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지난달 27일 FIFA가 발표한 세계 여자축구랭킹에서 러시아는 22위. 한국은 18위로 러시아보다 네 계단이 높다.

그렇다고 러시아의 전력이 약하다고 봐서는 곤란하다. 러시아는 2007년 중국 대회부터 올해 캐나다 대회까지 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1999년과 2003년 대회에서는 8강까지 올랐던 유럽의 강호다.

▲ 박은선(오른쪽)과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빅앤스몰'조합으로 공격력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FIFA 여자축구랭킹과 실제 전력은 완전히 비례한 것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달 키프러스컵에서 FIFA 여자랭킹 21위인 스코틀랜드에 0-1로 패했다. 하지만 세계 8위 캐나다, 13위 이탈리아와 당당히 맞서며 한 골차로 지기도 했다. 여자축구는 남자처럼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FIFA 랭킹이 낮다고 해서 얕잡아볼 것도 없고 높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도 없다.

◆ 러시아를 잘 아는 박은선, 러시아를 넘어 세계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의 쌍두마차는 단연 박은선(29·로시얀카)과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다. 박은선과 지소연은 '빅 앤 스몰' 조합으로 여자대표팀의 공격력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2003년 FIFA 여자 월드컵을 경험했던 박은선은 12년만에 맞게 될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더욱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불과 17세의 나이에 여자 월드컵을 경험했던 그는 한국 여자축구의 기대주로 여겨졌지만 방황의 기간이 너무나 길었다. 2005년 8월 6일 동아시아연맹컵 출전 이후 지난해 5월 18일 베트남과 연습경기까지 무려 9년 넘게 A매치를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 5월 박은선이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점차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베트남전 이후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그는 태국과 여자 아시안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 러시아 로시얀카에서 뛰고 있는 박은선은 탄탄한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는 러시아 수비수들을 맞아 경쟁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이 불발됐던 그는 지난 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시작으로 키프러스컵까지 나섰지만 아직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호주와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11개월째 A매치 골을 폭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만큼 러시아전은 박은선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소속팀이 러시아 리그의 로시얀카인만큼 러시아 대표선수들을 속속들이 잘 안다. 현재 러시아 대표팀 선수 가운데 골키퍼 엘비라 토두아, 수비수 예카테리아 드미트리엔코 등이 박은선과 팀 동료다.

반대로 러시아 역시 박은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옐레나 포미나 러시아 대표팀 감독은 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은선은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박은선의 능력에 대해 칭찬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스피드가 느린 박은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체격조건이 한국보다 월등해 몸싸움에 탁월한 러시아와 맞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여자 월드컵에서도 한층 더 자신감을 보일 수 있다. 박은선으로서는 러시아와 평가전 2연전이 여자 월드컵을 정조준하는 자신을 테스트하는 무대가 되는 셈이다.

◆ 플레이메이커와 처진 스트라이커 오가는 지소연, 공격 시너지 효과는

지소연은 박은선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력을 이끌 자원이다.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에서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치중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박은선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지소연이 최전방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고 박은선의 뒤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를 수행한다. 자신 스스로 결정을 지으면서도 박은선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밀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해야 한다. 박은선이 스웨덴 출신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처럼 타겟형이라면 지소연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모두 해주는 만능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처럼 움직여야 한다.

▲ 지소연은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3일(한국시간) 벌어졌던 브리스톨 아카데미와 리그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런만큼 박은선과 지소연의 호흡도 중요하다. 두 선수의 호흡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공격에서 더욱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

아쉽게도 지난달 키프러스컵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박은선의 컨디션이 떨어져있기도 했고 지소연 역시 아직 시즌 전이어서 몸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한 탓이었다.

박은선과 지소연이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소연은 3일 벌어진 브리스톨 아카데미와 리그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예열을 마쳤다.

4일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하는 지소연은 5일 1차전에서는 후반에 교체로 들어갈 전망이다. 박은선과 지소연이 제대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8일 2차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소연과 박은선은 여자 아시안컵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낸 적은 없었다. 지소연이 소속팀 일정 때문에 대회를 끝까지 함께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친선 대회에서 몇 차례 호흡을 맞춘 것이 전부다. 지소연이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귀국하기 때문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러시아와 2연전은 박은선과 조직력을 맞춰볼 절호의 기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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