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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흥국생명, 역경 속에 보여준 ‘졌잘싸’ [V리그 챔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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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흥국생명, 역경 속에 보여준 ‘졌잘싸’ [V리그 챔프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06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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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V리그(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게 졌지만 올 시즌은 여러 역경을 딛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친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연경이 복귀하면서 공격력이 크게 보강됐다.

순조롭던 흥국생명의 위기는 코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불어왔다. 불과 3개월 전인 올해 1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팀을 이끌던 권순찬 감독이 돌연 경질되고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을 팀을 이끄는 등 구단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발단이 됐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동료에게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동료에게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연경과 김해란 등 팀 선배들이 후배들을 다독거리면서 구단은 흔들렸지만 선수단은 오히려 하나로 뭉쳤다.

지난달 중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이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은 더욱 안정화됐다. 흥국생명은 결국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또 다른 역경은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 있었다.

정규시즌 공격성공률 1위 김연경(45.76%)와 4위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42.79%)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와의 1~2차전을 예상보다 순조롭게 잡아냈다. 2차전은 경기 시작 1시간 23분 만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6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선수들의 얼굴은 긴장하고 있었지만 시리즈 분위기는 흥국생명이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다 이긴 시리즈 앞에서 흥국생명은 흔들렸다. 3~4차전에서 1세트를 먼저 잡아내고도 2~4세트를 내리내주면서 시리즈 동률을 허용했다. 3차전에서는 도로공사보다 많은 범실을 기록했고 4차전에서는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승이 두려운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찬스를 놓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할 정도였다.

5차전에서도 흥국생명은 1세트를 먼저 잡고도 내리 2~4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흥국생명이 부진한 게 아니었다. 옐레나, 김연경 ‘쌍포’가 불을 뿜었고 선수들은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각 세트 점수 차가 고작 2점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 세트 접전이었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옐레나는 35점(공격성공률 45.07%)을 퍼부었고 김연경은 30점(공격성공률 45.45%)으로 역시 퍼부었다.

흥국생명은 마지막 경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웃지 못했지만, 흥국생명이 보여준 올 시즌은 뜨겁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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