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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가 원하는 우승 반지 개수는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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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가 원하는 우승 반지 개수는 [프로배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7.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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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당연히 (우승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저 혼자 배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동료들과) 같이 재밌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겁니다. 제일 밑에서 올라가는 건데 무슨 부담이 있겠어요.”

프로배구 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30)는 '우승 청부사'라고 불린다. 2010~2011시즌 V리그 여자부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입단해 국가대표 공격수로 성장했다. 프로 12시즌 동안 5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가장 최근인 2022~2023시즌에는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서 챔프전 반지를 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그는 광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로 이적했다. 3년 총액 23억2500만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 이는 역대 여자부 FA 최고액이다. 정상의 팀에서 창단 후 2시즌 동안 꼴찌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으로 온 건 어찌 보면 큰 도전이다.

페퍼저축은행 박정아가 19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훈련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페퍼저축은행 박정아가 19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훈련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아는 19일 광주시체육회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반지를 몇 개 끼고 싶냐는 질문에 “하나는 무조건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이 팀에 왔다”며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박정아는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의 경험이 팀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VNL 예선에서 12전 전패를 해 재작년 대회까지 27연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박정아는 "지는 게임에서도 배울 점은 많다"며 "다른 나라와 게임을 하면 용병 6명과 붙는 기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느끼는 게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세계적인 추세인 '빠른 배구'를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할 배구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AI페퍼스 미디어데이에서 박정아, 오지영, 김동언 단장, 트린지 감독, 이고은, 이한비, MJ필립스(왼쪽부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AI페퍼스 미디어데이에서 박정아, 오지영, 김동언 단장, 트린지 감독, 이고은, 이한비, MJ필립스(왼쪽부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대전 KGC인삼공사에서 뛴 아웃사이더 히터 채선아(31), 팀 내 베테랑 오지영(35), 아웃사이더 히터 이한비(27)와도 각각 FA 계약을 했다. 이한비는 "같은 포지션에 언니들이 많이 와줘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페퍼에 지난달 새로 부임한 조 트린지(36) 감독은 ‘스마트 배구’를 펼치겠다고 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배구다. 그는 “스마트 배구란 다른 팀에는 부담이 되지만 우리 팀엔 간단한 ‘기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코트에서 공을 빠르게 돌려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린지 감독은 2013∼2016년 미국 여자대표팀 분석관과 코치로 일했다. 2021년엔 북중미카리브배구연맹(NORCECA) 여자선수권대회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해 팀에 맞게 사용하겠다"며 "상대방의 전술도 파악해 쉬운 전술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AI페퍼스의 훈련에서 트린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AI페퍼스의 훈련에서 트린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비시즌 기간 보여준 아쉬운 행정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페퍼는 올해 4월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보호선수 명단에 세터 이고은을 넣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고은을 보상선수로 도로공사에 내줬다. 이는 도로공사가 이고은을 지명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페퍼저축은행의 실수였다.

페퍼저축은행은 미들 블로커 최가은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도로공사에 내주고 이고은과 2023~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맞바꿨다.

2월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던 아헨 킴 감독은 4개월 만인 지난 6월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김동언 페퍼저축은행 단장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불찰이다"라며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이고은(28)은 "처음 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땐 속상한 마음이 있었다"면서도 "그만큼 팀에서 저를 신경 써준다는 것이니까 솔직히 감사드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돌아왔으니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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