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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을 경험으로 바꾼 현대건설과 양효진 [V리그 챔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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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을 경험으로 바꾼 현대건설과 양효진 [V리그 챔프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02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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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최근 몇 년간 V리그 여자부 강팀이었다. 올 시즌을 포함해 최근 5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건 3회. 정규리그 2위가 1회다.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에는 1위에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막판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2위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져 시즌을 마쳤다.

현대건설 선수들에게는 챔프전 우승컵은 잡힐 듯했지만 잡히지 않은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 당시 경험을 통해 성숙해졌고 성장했다.

양효진. [사진=KOVO 제공]
양효진. [사진=KOVO 제공]

양효진(35)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챔프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뒤 “우승할 수 있는 타이밍은 너무 많았다”며 “(올 시즌을) 시작할 때도 마음을 많이 비웠다. 모든 팀이 (우리를) 우승팀으로 거론하지 않아서 선수들도 마음을 버리고 했는데 팀워크를 (좋게) 해왔던 게 있어서 그런지 (올 시즌 입단한) 모마나 위파위도 한 팀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양효진의 표정은 우승했다는 기쁨보다는 덤덤했다.

현대건설이 챔프전 1·2·3차전을 내리 따냈지만 모두 5세트까지 가는 험난한 길이었다. 심지어 현대건설은 3경기에서 모두 1세트를 내줬지만 역전승을 일궈냈다.

챔프전을 앞두고 목 부상이 있었던 양효진은 3경기를 모두 뛰면서 활약했다. 3차전에서는 18점(공격성공률 53.33%)을 기록했다.

양효진은 “3차전 5세트가 제일 힘들었다. 상대는 더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5세트에는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 같다. 15점(5세트 규정)이 아니라 25점처럼 달린 것 같다”며 “힘들다는 느낌보다 ‘놓치게 되면 타격감이 클 것으로 생각해서 기회가 왔을 때 이걸 놓치면 언제가 (우승 기회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효진이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시작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효진이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시작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아픔도 오히려 올 시즌의 밑거름이 됐다. 양효진은 “지난해 저희가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잖아요. 그게 약이 된 것 같아요. 포스트시즌 가보지 않은 선수가 많았는데 지난 시즌이 끝나고 나서 다들 그런 점을 느꼈더라고 하더라고요.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말을 선수들이 많이 했어요”라고 했다.

2021~2022시즌 GS칼텍스 서울 Kixx에 입단해 2시즌을 뛴 후 지난 시즌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모마(31)는 “모두가 잘해주고 효진 언니가 말해준 것처럼 아무도 (우리를 우승팀으로) 선택하지 않았는데 같이 싸워서 얻어낸 결과”라고 했다. 모마 역시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는 “챔프전이고 2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모든 걸 쏟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장에서 보이는 제 표정은 그렇지 않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팀이 저를 서포트한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챔프전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로 통합 우승을 한 뒤 MVP에 선정되어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로 통합 우승을 한 뒤 MVP에 선정되어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편, 두 팀의 맞대결은 국가대표에서 동고동락한 양효진과 김연경(흥국생명)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가 V리그 챔프전에서 맞붙은 건 처음.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과 FA(자유계약선수) 1년 재계약을 한 김연경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컸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준우승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두 선수는 이번 챔프전 전까지만 해도 전화 통화를 한 사이. ‘김연경과 (경기 끝나고) 대화할 시간 없었나’는 질문에 양효진은 아무 말 없이 멋쩍은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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