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3연승을 내달렸다. 홈구장 변수도 ‘K-무리뉴’의 파죽지세를 막지는 못했다.
광주FC는 22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 홈경기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3-1로 꺾었다. 앞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3,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를 1-0으로 잡은 기세를 이은 광주다.
광주는 동아시아 12개 팀이 참가한 리그 스테이지에서 단독 1위에 올랐다. 상위 8팀이 진출하는 16강행 청신호다. 사상 처음으로 ACLE에 출전한 팀이 맞는지 믿기지 않는 행보다.
이정효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12월 광주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은 2022년 K리그2 우승, 2023년 K리그1 3위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3년차에 접어든 2024년, K리그1에서는 7위로 주춤하고 있지만 ACLE는 달랐다.
이정효 감독은 아시아 강팀들을 상대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후방부터 차근차근 만들어가면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약속을 어기면 격한 반응을 보이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이는 요코하마전과 조호르전에서 잘 나타났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가 앞서는 상황에서도 준비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때 터치라인까지 나와 호통을 쳤다. 7득점보다 3실점,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다. 단순히 승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정효 감독은 조호르전 후 ‘호통 장면’을 두고 "선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 때문인지 롱볼 위주로 플레이했다"며 "그러지 말고 제발 우리 축구를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준비한 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사니 쪽으로 공격하기로 했고, 아사니가 자유로웠던 장면이 많았는데 많이 연결되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사니는 킥오프 6분 만에 2골을 터트렸다. 후반 43분에는 상대 자책골의 기점이 되는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만점 활약이었으나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기를 원했다.
완벽주의자 성향의 이정효 감독의 거침없는 발언과 열정적인 지도는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ESPN은 21일 "K-무리뉴가 광주FC ACLE 돌풍을 이끈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광주FC를 조명했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레알 마드리드, 인테르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등을 이끈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를 이 감독과 비교한 게 시선을 끈다.
이정효호 돌풍은 조호르전에서 계속됐다. 이날 광주는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 소홀로 230km가 넘는 용인까지 이동했다. 사실상 원정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굵은 빗줄기가 몰아쳐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럼에도 승점 3을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다.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광주시는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광주월드컵경기장의 훼손된 잔디 중심으로 롤 잔디를 보식, ACLE 5차전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재발 방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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