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4:14 (월)
양상문 감독이 '9회 원아웃 희생번트' 결행한 이유?
상태바
양상문 감독이 '9회 원아웃 희생번트' 결행한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17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날 9회 상황 복기…"박용택이 안타를 칠 확률을 생각했다"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경우에 따라 1사 후 희생 번트 작전을 쓰기도 하지만 보통 희생 번트는 노아웃 상황에서 발생한다. 1사 2루 혹은 3루에서 안타나 희생타를 바라는 게 정석.

하지만 16일 잠실구장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9회 1아웃에서 희생 번트 작전이 나온 것.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이 작전을 지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양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타자인) 박용택과 승부할 확률이 높다고 봤다”며 “백창수가 윤석민에게 안타를 치는 것보단 2사라고 해도 용택이가 찬스에서 안타를 때릴 확률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 양상문 LG 감독이 전날 KIA전에서 9회 1사 이후 희생번트 작전을 감행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상황은 이렇다. LG는 KIA전에서 9회초까지 3-4로 뒤져 있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유강남의 안타로 1사 1루가 됐고 타석에 선 백창수가 희생번트를 성공, 2사 2루를 만들었다. 박용택과 윤석민이 대결을 벌였다. 다음 타자가 채은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KIA 배터리가 타자를 거를 수도 있었지만 승부를 택했다. 박용택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경기는 KIA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다면 양 감독은 왜 1사에도 백창수에게 번트를 지시했을까. 그 이유는 백창수의 올 시즌 성적 때문이었다. 시즌 타율 0.150에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8타수 무안타)에 불과한 타자에게 강공을 지시할 수는 없었다는 것.

대신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윤석민이 박용택과 승부할 것이라고 봤다. 그 이유는 득점권 타율에 있었다. 올 시즌 박용택은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이 0.311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은 0.267, 득점권 타율은 0.216에 불과했다. 아울러 2아웃 상황에서 타율도 0.234에 그쳤다. 비록 상황은 박용택에게 불리했지만 양상문 감독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베테랑의 한 방을 기대했다. 그러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경기도 내줬다.

모든 승부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1사 1루에서 백창수가 병살타를 칠 수도 있고 2사 2루에서 박용택이 적시타를 날릴 수도 있었다. 양상문 감독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손해 보면서까지 회심의 한 수를 던졌지만 결국 이것이 악수가 되고 말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