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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300호 홈런' 이호준, 꾸준함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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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300호 홈런' 이호준, 꾸준함의 대명사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6.19 0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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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전 1회초 투런 홈런···15경기 만에 나온 대포

[수원=스포츠Q 김지법 기자] 오랫동안 기다렸던 한방이 마침내 터졌다. NC 다이노스 이호준(39)이 최고령 30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이호준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와 원정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초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상대는 좌완 정성곤이었다. 이호준은 3-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2루에서 정성곤의 시속 126km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타구는 외야 관중석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KBO 역사상 8번째 개인 통산 300호 홈런이다. 종전 박재홍(전 SK)이 갖고 있던 39세 26일을 39세 4개월 10일로 갈아치운 최고령 기록이기도 하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호준이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와 원정경기 1회초 무사 2루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이호준은 홈런 상황에 대해 "방망이 안쪽에 맞은 것 같아 불안했다. 공이 안으로 들어와 있어서 의아했지만 수비들이 가만히 서있어서 홈런인지 알게 됐다"며 "나보다 더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기쁨이 두 배였다. 감독님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 뭉클했다. 300홈런이라는 기록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 구단에 감사드린다. 나는 복받은 선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타율 0.355에 9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줬지만 이달 들어 이호준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지난달 30일 이후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던 이호준은 15경기 만에 홈런을 날리며 KBO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 꾸준함의 가치를 증명한 20시즌 300홈런

현역 선수 중 이승엽과 함께 유일한 300개 홈런 이상을 기록한 이호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1996년 해태에서 첫 1군 경기를 치른 이호준은 20시즌 중 14시즌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다.

이호준은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다. 단일 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2003, 2004년이 전부. KBO에서 거포라 이름을 날렸던 김동주, 마해영, 이만수 등 많은 선수들이 넘보지 못한 300홈런 고지를 이호준은 꾸준함으로 밟았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호준이 18일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와 원정경기 1회 무사 2루 상황서 통산 300홈런을 터뜨린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격한 축하를 받고 있다.

◆ 제 2의 전성기 맞이한 NC, 건재함을 과시하다

이호준은 2013 시즌을 앞두고 NC로 팀을 옮기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각각 20, 23개의 아치를 그린 이호준은 올 시즌 벌써 15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의 구애로 팀을 옮긴 이호준은 감독으로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 지명타자로 고정되며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은 것. 이호준은 '한물 갔다'는 세간의 평을 보기 좋게 잠재웠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호준의 300홈런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67타점으로 타점 선두를 달리는 중인 이호준은 이번 시즌 경기당 1.08개의 타점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2004년 이후 11년 만에 100타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호준(오른쪽)이 18일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와 원정경기서 1회 무사 2루 상황서 통산 300홈런을 터트린 후 더그아웃에서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항상 후배 선수들이 기가 죽을까 걱정하며 어린 선수들을 위해 활약을 다짐한다. 이호준은 "후배들이 내가 못치면 더 기가 죽는다. 그래서 홈런보다는 짧게 치려고 신경썼다"고 말했다.

20년간 프로생활을 했지만 이호준은 여전히 팀의 중심 타자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호준이 세울 앞으로의 기록에도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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