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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9회' 두산, 이틀만에 또 고개 떨군 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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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9회' 두산, 이틀만에 또 고개 떨군 노경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19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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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롯데전 수비실수에 폭투까지…6월 3패 평균자책점 9.00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불과 이틀 만에 안방에서 악몽이 재현됐다. 마지막에 무너져 다시 패배를 받아들여야했다.

두산 베이스 마무리 투수 노경은(31)이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쓴맛을 봤다. 이틀 전 끝내기 홈런으로 울었던 노경은은 이번엔 통한의 수비 실수에 눈물을 삼켰다.

노경은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⅔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 패전을 떠안았다. 6회까지 2-0으로 앞선 경기를 3-4로 내준 두산은 NC에 선두 자리를 뺏기고 3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 끝내기 역전 홈런 트라우마는 컸다

이틀 전 끝내기 홈런으로 입은 정신적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컸다. 투아웃까지 잘 잡고도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롯데전 2-2에서 9회초 1사 후 노경은을 투입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18일 삼성전에서도 9회 최형우까지 기회가 간다는 보장이 없었다면 노경은을 썼을 것”이라며 노경은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믿음의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정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사를 만든 상황까진 좋았다. 하지만 짐 아두치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린 노경은은 뼈아픈 실수로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최준석의 타석 때 황재균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두산은 사전에 도루가 나올 경우 투수가 커트하며 더블 스틸을 막겠다는 작전을 설정했지만 노경은이 긴장한 나머지 포수 최재훈이 던진 공을 받지 않았다. 이것이 그대로 중견수까지 굴러갔고 3루 주자 아두치가 홈을 밟았다. 3-2 롯데 역전. 기록상으로는 포수의 송구 실책이었지만 명백한 노경은의 작전 미스였다.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된 최준석 타석에서 노경은의 손을 떠난 7구가 폭투로 연결되고 말았다. 최재훈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공이었지만 이전 상황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뒤로 빠뜨렸다.

직전 등판에서 뼈아픈 패배가 되풀이된 셈.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서 팀이 7-4로 앞선 8회말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노경은은 9회 원아웃까지 막은 뒤 거짓말처럼 난타 당했다. 박한이에게 3루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구자욱에게 1타점 적시타, 채태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7-5로 앞선 1사 1, 3루에서 타석엔 최형우. 볼카운트 2-0으로 밀린 노경은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3구를 던졌고 최형우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중월 끝내기 스리런포. 이 한 방으로 삼성은 극적인 역전승을, 노경은은 쓰라린 패전을 안았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이나 마운드를 떠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 이틀 만에 패전을 떠안았다. 노경은이 롯데전에서 9회 2점을 헌납, 아쉬움을 삼켰다. [사진=스포츠Q DB]

◆ 노경은 카드도 실패, 두산 마무리 또 교체?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두산엔 너무나 큰 2패다. 두 경기 모두 잡을 수 있었음에도 놓쳤기 때문. 안 그래도 불안한 뒷문이 처참하게 무너져 더 뼈아프다.

올 시즌 두산은 마무리 투수를 윤명준으로 낙점, 군 입대한 이용찬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윤명준의 구위는 기대 이하였다. 마무리 투수로서 장점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속구 구속이 지난 시즌보다 현저히 떨어져 포크볼의 위력도 반감됐다. 3승 5패 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63. 8회 피안타율이 무려 0.524에 달했고 9회에도 홈런을 두 방이나 맞았다. 블론 세이브도 다섯 차례. 타자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투수로 인식됐다.

이에 두산은 부상에서 회복한 노경은으로 마무리를 교체했다. 5월까진 괜찮았다. 4월 한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노경은은 5월 12경기에서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부진한 면모를 이어갔다. 구위보다는 멘탈 문제가 컸다. 마운드에서 지나치게 점수를 주지 않으려 애쓰다보니 몸에 힘이 들어갔고 밸런스도 무너졌다. 결과는 9경기에서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9.00. 다시 마무리 교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

야심차게 꺼낸 노경은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잇따른 뒷심 부족에 우는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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