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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유희관-양현종, 후반기 새역사 누가 이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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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유희관-양현종, 후반기 새역사 누가 이끌 것인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7.2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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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최초 2연속 50홈런, 유희관 20년만의 토종좌완 20승, 양현종 5년만의 1점대 ERA 정조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이 전개되고 있는 2015 KBO리그. 순위싸움뿐만 아니라 개인 타이틀 경쟁도 매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다승과 홈런.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간다면 새 역사를 쓰거나 오랜 시간 동안 묵은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타고투저 양상으로 흘러가는 시즌이기에 투수 부문 대기록이 더 빛날 가능성도 있지만 타자 부문에 프로 34년 역사의 최초를 장식할 대기록들이 있어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상위권, 하위권 할 것 없이 각 팀들 간 간격이 매우 촘촘하기 때문에 타이틀에만 신경 쏟을 수 없는 형국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투구와 타격을 했을 때 부상처럼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욕심을 버려야 최고에 가까워질 수 있을 전망이다.

▲ 박병호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2015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전망이 매우 밝다. [사진=스포츠Q DB]

◆ '50홈런-20승-1점대 평균자책점' 가능성은 모두 충분하다

일단 4번 타자와 선발투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기록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올 시즌 넥센 박병호와 두산 유희관은 투타에서 최고가 될 기세다.

먼저 박병호는 두 가지 대기록에 도전한다.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과 4년 연속 홈런왕이 바로 그것. 두 기록 모두 달성할 공산이 크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박병호는 올 시즌 50.23개의 홈런을 날릴 수 있다. 아슬아슬한 수치이지만 박병호는 최근 3년간 전반기보단 후반기에 더 힘을 냈다. 홈런이 나오는 빈도가 전반기보단 후반기에 더 많았다. 2012년 전반기에는 4.59경기당 홈런 1개를 날렸지만 후반기엔 3.93경기당 하나의 아치를 그렸다. 이는 2013년(전반기 3.89경기당 1홈런 / 후반기 3경기당 1홈런)과 2014년(전반기 2.73경기당 1홈런 / 후반기 2.09경기당 1홈런)에도 마찬가지 양상으로 진행됐다.

2시즌 연속 50홈런은 ‘라이언킹’ 이승엽(삼성)도 달성하지 못한 대업이다. 이승엽은 1999년과 2003년 이 기록을 달성했지만 2년 연속으로 50홈런의 벽을 깨진 못했다. 50홈런 고지를 밟는다면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이란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아울러 박병호는 올해 홈런 1위에 오른다면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이 역시 리그 최초다. 이미 한국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아무도 열지 못한 길을 개척하면서 진정한 ‘박병호 시대’를 열 수 있다.

후반기에 강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50홈런을 넘어 개인 통산 최다인 52홈런도 충분히 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서 연속 아치를 그려 타격감은 절정에 달한 상황이다.

▲ 유희관의 20승은 구위가 아닌 제구를 앞세우는 투수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진=스포츠Q DB]

‘느림의 미학’ 유희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전반기에만 12승을 거둔 유희관은 지금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할 경우 21승을 거둘 수 있다.

선발투수 20승 기록은 지난해 넥센 앤디 밴헤켄이 달성했지만 국내 선수론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이후 16년간 명맥이 끊겼다. 더 나아가 토종 좌완투수로는 이상훈(당시 LG) 이후로 없다. 이런 희소성이 유희관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유희관은 노디시전 두 차례만 기록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승을 챙겼다.

7월 평균자책점(4.74)과 피안타율(0.321)이 좋지 않지만 올스타전에서 보여줬던 ‘칼날 제구’를 후반기에도 이어간다면 20승 고지에 오르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2000년 이후 다니엘 리오스(2007년)와 지난해 밴헤켄 두 명만 20승을 달성했으니 21세기 이후엔 20승을 거둔 토종 투수가 없다. 1승차로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알프레도 피가로(삼성)는 좋은 경쟁자다.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즐긴다면 충분히 대기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좌완 열풍’의 선두주자로 자리하고 있는 양현종은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5년 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2010년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현재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류현진의 그것보다 낮다. 112이닝을 던지는 동안 22자책점만을 기록, 평균자책점 1.77을 찍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16일 LG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전반기를 끝냈기에 후반기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 최근 페이스는 주춤하지만 양현종은 구단의 특별관리 속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대기록 달성, 'MVP 경쟁'으로 번질까?

이처럼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특급 선수들의 대기록 도전 레이스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인 타이틀을 달성하면서 대기록까지 세운다면 MVP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50홈런에 도전하는 박병호든, 20승을 조준하는 유희관이든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기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 만약 개인 타이틀과 대기록 둘 하나라도 놓치면 그만큼 수상 가능성에서 멀어지게 된다. 박병호는 에릭 테임즈(NC), 유희관은 피가로, 에릭 해커(NC)가 잠재적 경쟁자다.

테임즈는 홈런(28개·2위)뿐만 아니라 타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86타점을 쓸어 담으며 박병호에 3개 앞선 1위. 타율도 박병호보다 1푼 2리 높은 0.360(2위)에 달한다. 충분히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노려볼 수 있다.

양현종도 MVP 수상 가능성이 없진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투고타저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KBO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은 그만큼 희소성과 상징성이 부여된다. 양현종은 지난해 이 부문 1위 릭 밴덴헐크(3.18)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말이 1점대이지, 2000년 이후 단 한 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런 점에서 양현종 역시 충분히 MVP에 노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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