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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조 넘보는 출루율킹' 김태균의 진정한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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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조 넘보는 출루율킹' 김태균의 진정한 가치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7.21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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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중심타자 김태균, 빼어난 안타 생산력으로 4년 연속 출루율왕 정조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혹자는 출루율이 높은 타자를 두고 “고의 4구를 많이 얻은 결과다. ‘스탯 관리’의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선구안이 좋기 보다는 ‘공짜 출루’를 많이 한 게 출루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김태균(33)은 상대가 승부를 피해서 나간 것보다도 정확한 타격을 펼치며 출루에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과정에서 장타율이 다소 떨어져 어떤 이들은 “거포가 똑딱이로 변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지만 김태균은 꿋꿋이 좋은 타격감을 이어왔다. 아울러 찬스가 왔을 땐 시원한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띄웠다.

▲ 김태균이 빼어난 선구안과 안타 생산능력을 앞세워 4년 연속 출루율 1위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올 시즌 출루율 0.490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태균은 일본에서 복귀한 2012년부터 4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노리고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대단한 기록이다. 리그에서 가장 자주 누상에 나간 타자이기도 하지만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그만큼 잘 이겨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태균은 지난 2009년 4월 26일 두산전 도중 포수 최승환과 부딪쳐 머리를 그라운드에 크게 찧은 뒤 한동안 뇌진탕 증세를 겪었다. 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에 입단했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김태균은 2012년 국내 복귀 후 본연의 면모를 보여줬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바로 타율과 출루율이었다. 2012시즌 타율 0.363으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김태균은 출루율도 0.474를 기록,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듬해와 2014시즌에도 ‘출루율 킹’의 주인공도 김태균이었다. 각각 박병호(넥센), 강정호(피츠버그)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타율은 5위, 2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에릭 테임즈(NC)라는 쟁쟁한 경쟁자가 있지만 김태균은 출루율 1위를 달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세부 기록을 보면 김태균이 결코 볼넷이나 고의 4구로 출루 횟수를 늘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김태균은 볼넷과 고의 4구를 가장 많이 기록했지만 이듬해엔 박병호보다 19개나 적은 73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고의 4구도 7개로 김현수(두산)보다 3개 적었다. 2014년 역시 마찬가지. 김태균은 70볼넷(7위)으로 공동 1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박병호(이상 96개)보다 26개나 적은 볼넷수를 기록했지만 출루율왕에 등극했다.

이는 김태균이 볼넷보다도 안타를 치면서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는 득점권에서도 타격감이 좋다. 0.421로 박민우(NC)에 이어 2위다. 주자가 몰려있을 때 영양가 있는 타점을 생산하고 있다는 뜻. 한화에서 김태균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올해도 가장 자주 출루하는 타자인 김태균은 많은 선수들이 지쳐 있는 한화 타선의 희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아울러 김태균은 5번 타순에 있는 타자들이 제 몫을 해주면서 투수들이 자신을 피하지 못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올 시즌 김경언, 최진행, 이종환이 5번 타순에 들어설 때 고타율을 자랑했는데, 이는 김태균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김태균의 출루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로 4년 연속 출루율왕을 노리는 김태균은 타격의 전설로 불리는 장효조의 기록에 근접해 있다. 통산 타율 0.331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장효조는 1983년부터 1987년까지 5년 연속 출루율 1위를 차지했다. 정확한 타격과 빼어난 선구안으로 전설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는 김태균이다.

비록 연패에 빠져 있지만 팀 중심타자로서 묵묵히 제 몫을 해주는 김태균이 있기에 한화의 후반기 전망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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