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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특종' 배성우, 다작왕의 고백 "전략적 행보 필요"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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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특종' 배성우, 다작왕의 고백 "전략적 행보 필요" [인터뷰]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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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지난해 7편, 올해 들어선 ‘워킹걸’ ‘오피스’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4편의 영화를 개봉시켰다. 연말까지 개봉 예정작만 ‘더 폰’ ‘특종: 량첸살인기’ ‘내부자들’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섬, 사라진 사람들’ ‘사랑하기 때문에’ 등 6편에 이른다. 이 정도면 이경영과 어깨를 겨루며 ‘충무로 다작왕’에 오를 수준이다.

공교롭게 범죄 스릴러 ‘더 폰’과 ‘특종: 량첸살인기’가 오는 22일 동시 개봉한다. ‘더 폰’에선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이자 전직 강력계 반장 도재현, ‘특종’에선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오반장을 맡은 배성우 앞에서 노트북을 펼쳤다.

 

◆ “카메라 앵글 안에선 사투 벌였으나 밖에선 신나게 놀았다”

“두 작품이 비슷할 수도 있으나 방향이나 구성이 달라서 다행이다. 같았으면 피했을 거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엄지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아내를 살려내기 위한 한 남자(손현주)의 처절한 사투를 그렸다. 배성우는 과거와 현재에 걸쳐서 두 부부와 운명적 관계를 맺는 인물로 등장한다.

“소재가 아주 신선하진 않았으나, 시간을 소재로 한 이야기 구성에 끌렸다. ‘하룻밤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단순한 이야기였으나 14~15년에 걸쳐 압박하는 인물이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 매력적이었다. 난관을 헤쳐 나가는 가장 큰 무기가 시간이라는 점, 미래에 있는 사람한테 연락이 닿는다는 게 큰 무기가 아닌가 싶다. 도재현이 특별한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과 아울러 치밀하고 스마트한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더 폰’의 현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배려심 많은 선배 손현주는 현장을 즐겁게 만들어갔다. 자신과 비슷하게 엄지원은 밝은 성격이었다. 밤 촬영과 야외 및 액션 신이 많고, 캐릭터들의 감정은 격했음에도 촬영 분위기는 밝았으며 영화를 향해 집중하는 분위기가 밀도 높게 이뤘다. 배성우의 표현에 따르면 “카메라 앵글 속에선 사투를 벌였으나. 밖에선 신나게 놀았다”이다.

▲ '더 폰'(사진 위)과 '특종: 량첸살인기'의 배성우

‘특종: 량첸살인기’ 속 오반장은 무능력의 ‘끝판왕’이자 재미나는 캐릭터라 여겼는데 노덕 감독은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요구했다. 드러내 놓고 무능해 보이기보다 사건을 곧 해결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의미한다.

“도재현의 경우 집요함, 치밀함을 갖춘 데다 스마트하다. 그런 사람들이 보통 딱딱하질 않다. 유연하고 나이브하다. 그런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더 폰’은 극 구성 자체가 퍼즐 같고,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도재현 역시 계속 쫓기는 인물이며, 급박한 상황에 몰리면서 사투를 벌인다. 감독님이나 나나 캐릭터적인 면보다 상황에 몰입해서 직선적으로 갔으면 더 낫겠다 싶었다. 두 영화 모두 욕심 많은 감독들이라 몰아가는 느낌이 좋았다.”

◆ 다작으로 인한 이미지 소모 우려...집중과 조심스러운 접근 필요

어느 새 다작 배우 소리를 듣고 있다.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할 땐 많은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다작 배우의 장단점을 둘러싼 고민을 한 적이 없었다.

“연극은 이미지의 예술이 아니라 이야기의 예술이라 이미지 소모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영화를 하다 보니 ‘이건 소모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 많구나’란 생각이 든다. 지난해와 올해 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특히 올해들어 스토리 전체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많이 맡게 됐는데 앞으로는 전략적인 행보를 하는 게 낫겠다 싶다. 집중과 조심함이 필요할 것 같다. 내 색깔 자체를 짙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크다.”

 

개인적으로는 다작하는 게 좋단다. 연기, 현장이 좋아서다. 촬영장에선 ‘재미나게 논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하지만 길게 보면서 많이 하고 싶기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곧추 세운다. 배성우는 “소모되면 지루해지고 일이 끊길 수도 있다”며 “꾸준히 계속 가는 게 바람”이라고 귀띔했다.

◆ “다양한 캐릭터 경험했으나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

‘김복남 살인사건’의 광기에 휩싸인 남자, ‘베테랑’에서 오달수의 추격을 받으며 냅다 줄달음질치는 중고차 매장 업주, ‘오피스’에선 파국으로 치닫는 고립된 김과장, ‘내부자들’에선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의 오른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했다. 임팩트 탓인지 액션과 웃음을 책임지는 형사, 건달, 사장 이미지가 강하다.

“직업적으로는 외교관, 의사부터 제정신이 아닌 건달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하게 맡았다. 중요한 건 장르나 직업보다는 어떤 이야기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이다. 어떤 사람을 다루고, 그는 어떤 성격에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내겐 중요하다.”

‘더 폰’은 상업적인 장르영화이니까 관객들이 러닝타임 동안 계속 긴장감을 가지면서 짜릿하고 재미나게 한 호흡으로 봐줬으면 하는 게 그의 소망이다. 연기도 그 지향점을 향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영화는 물리적인 시간상의 추격, 두뇌 플레이가 넘쳐나므로 관객들이 이를 만끽했으면 한다.

 

◆ 동생 배성재 아나운서 든든한 조언자...배우 송강호는 우상

배성우의 남동생은 배성재 SBS 아나운서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영화를 좋아해 감독을 꿈꿨던 동생은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었다.

“아주 예전에 썼던 거라 궁금하기도 하다. 평소엔 서로 데면데면하고, 대화도 별로 나누지 않지만 내가 작품하기 전엔 ‘뭐 하느냐’ ‘감독이랑 배우는 누구냐’ ‘어떤 이야기냐’ 하며 궁금해 한다. 아직 둘 다 미혼이지만 어머니는 ‘그렇게 살 거면 남의 집 딸 고생시키지 말고 얌전히 살아라’라고 말씀하신다.(웃음) 아예 결혼 생각이 없는 건 아니나 도시에서 살면서 결혼이 정말 필요한 조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농경사회라면 자식들이 많이 필요할 테지만...그래도 한 번은 해보고 싶다.”

배성우는 송강호의 빅 팬이다. 숱한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 한 번도 공연한 적이 없다.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같이 하면 많이 배울 것 같다. 예전에 내가 출연한 영화 고사 때 오신 적이 있었다. 그 전에 술자리에서 한번 뵌 적은 있었는데 못 알아보셔서 구경만 했다. 선배님께서도 ‘같이 붙어본 적이 없어서, 붙어야 하는데...’라고 덕담을 건네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배우 인생 16년째다. “젊은 날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고, 단 한 번도 배우 외에 다른 직업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배성우는 “어떻게 보면 직업이자 취미생활이자 앞으로 계속 바라는 꿈이기도 한 일이 돼버렸다”며 “다양한 걸 체험할 수 있고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까 퍼펙트한 직업”이라며 배우 예찬론을 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작은 눈에 포만감이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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