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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조정석 "훅이 아닌 잽으로 연기"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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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조정석 "훅이 아닌 잽으로 연기" [인터뷰]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1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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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난 크게 휘두르는 스트레이트나 훅이 아니라 잽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16일 오후, 가을색 깊어진 삼청동 카페 ‘웨스트19’에서 만난 배우 조정석(35)이 자신만의 생활연기 비결을 설명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의 강셰프로 ‘촌데레’ 별명을 얻은 그가 여세를 몰아 스크린에서 첫 원톱 주연을 맡았다. 범죄 스릴러 ‘특종: 량첸살인기’(22일 개봉)에서 조정석은 이혼, 해고 위기에 처했다가 특종 보도 후 보도국, 경찰, 연쇄살인범의 압박을 받으며 사면초가 상황에 내몰리는 방송사 기자 허무혁을 맡아 생활연기의 참맛을 보여준다.

 

스타 연기자의 경우 젊은 시절엔 ‘각’을 잡거나 폼 나는 연기를 하다가 40대 이후부터 친근한 ‘생활연기’로 전환하곤 한다. 하지만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때부터 이런 스타일의 연기를 능숙하게 구사해 오고 있다. 궁시렁대는 듯한 혼잣말과 호흡, 귀여우면서 유머러스한 애드리브가 특징이다.

“‘오 나의 귀신님’ 강선우도 컴퓨터 앞에서 댓글을 보면서 혼잣말을 했고, 납득이 때도 ‘그게 키스야’가 대사인데 혼잣말처럼 처리했다. 혼잣말 연기가 이번에 특히 허무혁과 잘 맞아 떨어졌다.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보니 호흡이 절로 그렇게 나왔다. 난 크게 스트레이트와 훅이 아니라 잽으로 연기한 듯하다. 옛날부터 계속 그래왔던 듯하다. 물론 무거운 정극이라면 호흡이 큼직하게 가지만, 그러는 사이사이에도 나만의 느낌을 살려냈던 것 같다.”

‘특종: 량첸살인기’는 주인공이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 관련 특종을 터뜨리지만 곧 일생일대의 오보임을 깨닫게 되고, 아이러니하게 오보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감정적인 부분을 조절해 나가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도 무혁의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지며 끝까지 긴박감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노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영화의 전반부는 좌충우돌 코미디 느낌이라면 후반부는 실세 사건과 맞닥뜨리며 스릴러 터치로 흘러간다. 그렇다고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포인트가 끊어지지 않고 쭉 이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작품일 경우 영화에서 클로즈업은 배우의 감정을 증폭해서 보여주는 효과적 수단이다. 하지만 ‘특종: 량첸살인기’는 거리두기를 위해 클로즈업을 최대한 자제한다. 배우 입장에선 힘든 요인이다.

“보통 영화의 그림은 감독 자신만 아는 거고, 난 촬영을 해나가면서 점차 몸이 풀리고 인지해나간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클로즈업 안 따요?’라고 계속 물어봤다. 노 감독은 ‘안 따도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촬영 회차가 늘어가면서야 그의 의도를 깨달았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코언형제 같다고 감독님을 ‘노코언’이라고 불렀다.”

 

‘특종: 량첸살인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조정석의 연기에서 단박에 두드러지는 대목은 사실적인 기자 연기와 예상치를 웃도는 액션장면이다. 열정 많은 사회부 기자가 화끈한 액션을 해낸 느낌이다.

“촬영 전 기자를 직접 만나 조언을 얻진 않았다. 대신 기자 업무의 단면을 보여주는 리포팅을 위해 지상파와 종편 뉴스를 진짜 많이 보면서 말투, 액센트, 억양, 포즈 등을 연습했다. 스튜디오에선 정상적으로 멘트를 하다가 야외에선 추위를 고려해 발음이 살짝 새게 하는 등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액션장면은 날렵한 합의 액션이 아닌 막싸움이라 다칠 위험이 컸다. 실제 팔도 다치고, 근육을 잘못 써서 염좌에 걸렸다. 응급실에 가서 주사를 맞은 뒤 다시 찍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에서 출발해 영화 ‘건축학 개론’을 통해 화제의 인물로 부상했고, 드라마와 영화에서 톱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특히 영화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흥행 연타를 치며 ‘대세’ 배우에 등극했다.

“이제까지 작품들이 재밌어서 선택했다. 앞으로도 구미가 당기면 바로 바로 할 거다. 진중한 정극이든,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든, '특종'과 같은 스릴러든 놓치고 싶지 않다. 늘 캐릭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매개체가 조정석이니까 당연히 나의 체취가 캐릭터에 묻어난다고 본다. 생활연기는 평상시 나의 모습, 장점이 잘 배어날 수 있어서 아무래도 편하고 좋다. 나의 매력? 조각미남도 아닌데...친근함이 아닐까.(웃음) 진지한 면도 있으나 장난기 많고 유쾌하게 살고 싶다.”

이제까지는 상대 배우와 작품 및 흥행을 함께 책임지는 위치였다면 이번엔 오롯이 홀로 감내해야 한다. 우유빛깔 얼굴에 살짝 그늘이 드리운다.

"원톱 영화라 책임과 부담감이 엄청 밀려든다. 잠은 잘 자는데 너무 일찍 깬다.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고 압박감을 느끼는 듯싶다. 처음 작품 선택할 때는 부담 없이 '이건 내게 기회다. 도전해보자'가 앞섰다. 현장에서도 부담이 없었다. 완성품이 나오고 개봉을 앞두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2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인데 500만이 되면 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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