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Q 강동희 객원기자] 인생의 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를 ‘청춘’이라 일컫는다. 20대가 꿈을 펼칠 최고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젊은이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마지막 도전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 이야기다.
마지막 도전을 준비한 그들이 한국프로축구 K리그 팀에 도전했다. 9월 1일 K리그 챌린지 서울이랜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9월 16일 성남FC, 그리고 10월 6일 최고인기구단 FC서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K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인 FC서울과 경기는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 펼쳐진 양팀의 응원전도 아주 뜨거웠다. 지금까지는 어디를 가든 청춘FC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FC서울과의 경기는 달랐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온 청춘FC 선수들은 FC서울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먼저 접해야 했다. 양팀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뛰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이기도 했다.
청춘FC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이라는 희망을 줬다면 FC서울은 팬들에게 ‘깜짝 이벤트’를 선물했다. 다름아닌 아디 코치의 출전이었다. 2013년을 끝으로 은퇴했던 그가 2년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하여 뛰는 모습은 FC서울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976년생인 아디는 비록 20대의 몸은 아니지만 90분을 거침없이 뛰는 모습에 ‘아디는 청춘이다’고 팬들은 말한다.
아디는 FC서울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선수였고 팬들에겐 여전히 그리운 선수이다. 아디는 2006년에 입단해 2013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8년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305 경기를 소화했고 K리그 통산 264경기를 뛰었다. 또한 2007년, 2008년, 2010년, 2012년, 2013년 K리그 베스트일레븐 수비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외국인 선수였다. 그런 그가 이번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팬들에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경기의 전반전은 FC서울의 일방적인 '하프코트' 경기였다. 전반 27분 FC서울 신인 김민혁의 패스를 이석현이 골로 성공시키며 그들이 왜 프로팀에서 뛰는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공은 둥글었다. 힘과 기술 등 모든 것이 미흡했지만 후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청춘FC의 도전은 후반 28분 김용섭이 동점골을 이끌어내며 패배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를 1-1 무승부로 돌려놨다.
청춘이 머무는 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졌지만 프로라는 열매는 제각각 달랐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청춘은 가장 찬란한 시간이기에 꿈을 응원하며 프로와 아마를 뛰어넘었던 선수들의 열정과 응원전마저 뜨거웠던 그 시간을 함께 느껴보자.
포기했던 자신의 꿈과 마주한 청춘FC 선수들은 다시 찾아온 도전의 기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것이며, FC서울 선수들 또한 프로선수로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목표에 더욱 정진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경기가 어떤 이들에게는 FC서울이 주인공이었고, 어떤 이들에겐 청춘FC가 주인공이었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