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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국가대표2' 오연서의 채경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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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국가대표2' 오연서의 채경 다이어리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8.16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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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비인기종목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이야기, 웃음과 감동을 담당했던 영화 '국가대표'가 후속편으로 돌아왔다. 지난 10일 개봉한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는 여성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경기에서 물의를 일으켜 아이스하키팀으로 퇴출당한 박채경 역을 맡은 오연서는 출연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 이어 한껏 터프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연서는 숏커트와 타투 분장을 하며, 보이시하고 거친 이미지를 표현했다. 최근 몇 년간 오연서는 TV 드라마 출연을 주로 해 와, '국가대표2'는 '저스트 프렌즈'(2012) 이후 그의 4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국가대표2'를 본 후, 가장 궁금했던 점은 실제 배우들의 참여도였다. 얼음을 가르는 시원한 소리와 빠른 속도의 스케이팅, 제법 거센 몸싸움과 훈련은 관객에게 인상적인 액션으로 다가온다. 어떤 훈련을 거쳐 이같은 장면을 완성했을까. 오연서는 '배우들의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는 말에 "잘 찍어 주신 덕분인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너무 멋지게 장면을 담아 주셔서 좋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 오연서 [사진=이매진아시아 제공]

- 보디체크(퍽을 가진 상대 선수에게 몸을 부딪치는 수비 방법. 실제로는 여자 경기에선 금지돼 있으나 극중 허용했다) 등 거친 장면들이 눈에 띄었는데, 실제 배우들의 참여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 타이트한 장면의 경우, 직접 하지 않으면 찍을 수 없으니 고난이도 테크닉을 빼면 거의 대부분 소화했어요. 직접 부딪치며 찍었고 슬라이딩도 직접 했죠. 풀샷으로 잡히는 부분들은 많이 도와주셨어요. 경기 장면은 드론도 띄우면서 굉장히 박진감 있게 찍어주신 덕도 있었고, 음향의 효과도 컸던 것 같아요.

- 그래서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와주신 분이 많아 감사하다"고 첫 마디를 뗐던 건가요. 

▲ 스태프 분들도 그렇고 선수, 전직 선수, 아이스하키를 하시는 분, '꿈나무'들, 심판 등 많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청주든 어디든, 코치님께서 늘 촬영지에 오셔서 폼을 봐주셨거든요. 이렇게까지 도움을 주시기 힘드셨을 것 같은데도 제자들이라고 생각하고 봐 주셨어요. 우리는 얼굴이 나오는 직업이니 칭찬을 듣는데 이분들은 얼굴 없는 도움을 주시니 고마움을 더 전하고 싶었어요. 남자 아이스하키 경우는 마니아도 많은데 여자 팀은 그렇지 않아요. 비인기 종목인데 영화로 사랑받고 앞으로 출전할 평창올림픽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오연서 [사진=이매진아시아 제공]

- '국가대표2'를 통해 스케이트를 처음 배웠다고 들었어요.

▲ 그전까지 스키장을 가본 적도 한번도 없었고, 겨울 스포츠를 잘 몰랐어요. 처음엔 겁났는데, 보호 장비를 하면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실력이 빨리 늘게 된 것 같아요. 
겁은 났지만, 닥치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막연한 긍정적인 성격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일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 사실 고소공포증이 심해서 '여고괴담5' 때도 5층 높이에 있는 장면이 있어서 많이 고민했는데, 되더라고요.

- 얼음 위에서 수애 씨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주먹을 들고 상대와 싸우는 장면도 처음일 것 같은데요.

▲ 아마 그랬던 것 같아요. 나름 재밌었어요. 원래는 던지면 날아가고, 그런 장면도 찍었었어요. 장갑을 끼고 보호구를 착용한 채 싸우니까 맞아도 전혀 안 아팠는데, 막상 옷을 벗으니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더라고요. 나중에 경순이랑은 맨몸으로 싸우는데, 그 쪽이 더 아팠어요.

-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채경의 생략된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 좀 더 히스토리가 있었어요. 촬영도 했지만 담기진 않았죠. 만약 감독판이 나온다면 넣어주신다고 하셨는데, 하하. 날이 서있고 반항적이지만 원래는 여린 성격이라는 걸 보여주는 부분들이 있어요. 후반부 작전회의에서 명언을 줄줄 읽는다든가, 하는 장면들로 그런 면모를 노출할 수 있을까 생각은 했는데 잘 표현됐을지 모르겠네요. 

- '국가대표2'에 후반 감동 코드가 있는데, 눈물 흘리기도 했나요.

▲ 수애 언니 장면이 많이 슬퍼서 울었어요. 사실 전지훈련 장면이 나올 때부터 고생한 게 생각이 나서 눈물이 글썽글썽했어요. 경기장면 보면서도 울컥울컥하고요. 노력만큼 나오지 않았다면 속상했을텐데 잘 나와서 정말 좋았어요.

- '여고괴담5' '돌아와요 아저씨' '국가대표2'도 그렇고, 다수의 캐릭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많은데요. 배우들과 친해지는 비결이 있나요.

▲ 선배님들껜 제가 잘 하면 되는 것 같고, 낯을 가리는 분들도 계시니 먼저 말을 걸려고 해요. '국가대표2'의 경우 갯벌 장면이 첫 촬영이었던 게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갯벌 장면을 통해서 많이 친해졌거든요. 걸을 때마다 다리가 푹푹 빠지니까 고관절, 골반이 너무 아프고 속옷 안으로, 코, 귓속으로 진흙이 다 들어왔어요. 다들 너무 고생했는데, 서로 도와 주고 닦아 주다 보니 친해지게 됐어요.

▲ 오연서 [사진=이매진아시아 제공]

-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요?

▲ 물론 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마치 사람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 같은, 단거리 수영·육상 경기를 좋아해요. 보면 경이로울 정도예요. 땅, 하면 끝나니까요. 기록을 경신하는 성취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이번 촬영을 하면서 한계를 깬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늘 그랬어요. 전 운동을 워낙 안 좋아하다 보니.(웃음)

이번 촬영에서도 느꼈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담감이나 중압감이 장난이 아닐 것 같아요. 저희야 메달이 상관없다고 하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그게 아닐 거잖아요. 특히 김연아 선수는 어떻게 견뎠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팀은 멤버들끼리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가 있는데, 지금보다 더 어린 나이에 혼자 빙판에 서서 경기했을 상황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어요. 그 몇 분이 무한대처럼 느껴졌을 것 같아요. 

- 실제 스포츠 관람도 좋아하는 편인가요?

▲ 저는 주로 만화로 보는 걸 좋아해서 경기의 룰은 빠삭해요! 공 들고 세 발 이상 딛으면 안 된다든가 하는 농구 만화 '슬램덩크', 자전거를 소재로 한 만화 '겁쟁이 페달'도 봤고요. 인물 속에 들어가서 보니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감동 코드가 있다 보니 '국가대표'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고요.

▲ 오연서 [사진=이매진아시아 제공]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

▲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난 4년간 일을 계속하긴 했는데, 아직 한참 더 일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사람으로서는 좀 더 따뜻하고 좋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스스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좋아지고 있다고 느껴요. 여유도 생기고 모난 부분도 둥그렇게 돼 가는 것 같아요.

[취재후기] 오연서와의 인터뷰에선 배려가 느껴진다. 나서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고, 명랑한 웃음소리로 취재진의 기분까지 밝게 만든다. 앞으로도 계속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오연서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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