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5이닝을 못 버티고 강판된데 이어 청소년 국가대표는 대만에 완패했다. 한국야구의 우울한 날이다.
이성열(유신고)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5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이어진 2019 제29회 18세 이하(U-1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대만에 2-7로 졌다.
2020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 위주로 구성된 한국이 안방에서, 그것도 한 수 아래로 여긴 대만에 5점 차로 밀려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1년 만에 우승(V6·1981 1994 2000 2006 2008)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남은 경기일정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르는데 한국은 앞서 A조 조별리그에서 캐나다를 8-5로 물리쳤으나 호주에 0-1로 패했다. 종합 성적이 1승 2패가 되는 바람에 한국은 6일 오후 6시 일본전, 7일 정오 미국전을 모두 이겨야 결승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무기력했다.
한국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는 대만 대들보 천포위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4안타 1볼넷으로 1점밖에 뽑지 못했다. 삼진은 7개나 당했다.
타선은 2회말 2사 1,3루, 3회말 무사 1,2루->1사 2,3루->2사 1,3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회 무사 1,2루에서 나온 김지찬(라온고·삼성 라이온즈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의 기습 번트는 세이프로 보였지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스타팅 라인업의 ⅔를 왼손타자로 꾸린 대만에 대비, 우완 소형준(유신고·KT 위즈 1차 지명)이 아닌 좌완 허윤동(유신고·삼성 라이온즈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을 선발로 선택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허윤동은 2이닝 5피안타 3실점했다.
마운드를 이어 받은 우완 이민호(휘문고·LG 트윈스 1차 지명)마저 3⅓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코너에 몰렸다. 반면 대만은 2회초 왕청화·웨청화, 5회초 리하오위, 6회초 청쭝저 등 찬스를 잡을 때마다 적시타를 날려 한국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한국의 유일한 위안은 고교 최고 거포인 외야수 박주홍(장충고·키움 히어로즈 1차 지명)의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조별리그 최종 중국전에서 한국의 대회 첫 아치를 그린 9회말 우중월 솔로포를 쏴 체면을 세웠다.
앞서 MLB 전체 평균자책점(방어율) 1위 류현진이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4⅓이닝 3실점 이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터였다. 이 가운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아우들’마저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여 2019년 9월 5일은 한국야구로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