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의 범행 여정은 그야말로 황당무계 대소동이다.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매니저가 대신 옷을 바꿔 입고 대리 자수한 데 이어 소속사 본부장이 블랙박스 메모리를 먹어치우더니, 재판에는 모친을 사칭한 여성이 등장하고 팬들의 곡소리가 울려퍼졌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오후 2시 30분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김호중의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호중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호송차에서 내린 김호중은 검은색 정장 차림에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었다. 김호중은 다리 부상을 호소하며 CCTV에 찍힌 음주 운전 정황을 부인한 바 있다.
![김호중. [사진=스포츠Q(큐) DB]](/news/photo/202407/468342_527334_5511.jpeg)
김호중은 재판장 안까지 다리를 절며 들어섰고 김호중 측 변호인은 "아직 기록을 열람·복사하지 못했다.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재판은 13분 만에 종료됐다.
김호중의 2차 공판은 내달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호중의 음주 운전 뺑소니 사실을 등을 은닉해 범인도피 교사·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 전 모 본부장, 매니저 장 모 씨 3명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첫 공판은 빠르게 마무리됐지만 그 사이 재판장 앞, 내부 등지에서 대기 중이던 김호중 팬덤 아리스가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팬들은 공판 전 100건이 넘는 탄원서를 보내며 여전한 지지를 자랑했다. 이날도 17석이 전부인 일반 방청객 좌석에 들기 위해 일찍부터 법원을 찾았다. 방청 인원에 들지 못한 팬들은 밖에서 김호중을 응원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김호중의 모친이라고 자처한 여성이 등장하는 황당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아이가 잘못한 거 맞다. 그저 겁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여성은 재판 방청에 나타나지 않았고 확인 결과 김호중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김호중. [사진=스포츠Q(큐) DB]](/news/photo/202407/468342_527335_5525.jpg)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 차선에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 직원들과 합심해 증거를 인멸하고 매니저가 대리 자수를 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이광득 대표는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했으며 본부장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고 파손했다. 김호중은 당초 음주 사실 부인했으나 경찰 증거가 하나둘 드러나고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혐의를 시인했다.
하지만 김호중이 사건 17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범행을 자수해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할 수 없었다. 이에 검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음주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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