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장승혁 객원기자] 2005년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YouTube) 설립, 2007년 애플 아이폰(iPhone) 출시. 누구나 동영상을 제작해 올릴 수 있는 플랫폼, 그리고 이를 언제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미디어·콘텐츠 시장은 요동쳤다.
세계인의 친구, 구글 유튜브는 막강한 파워를 지녔다. 유료 구독으로 연간 150억 달러(20조7000억원) 수익을 내고 있다. 광고 수익은 지난해 4분기 92억 달러(12조6960억원)에 달했다.
유튜브의 성장 속에 인플루언서도 급증했다. 그러나 누구나 동영상을 올리면서 이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다. 대형 채널을 이끄는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시작했다가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잡알리오 대학생 기자단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만났다. 채널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축구친구' 운영자다. 시작 5개월 만에 약 4만 구독자, 평균 1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 중인 김해민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생존하는 비결을 물었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축구친구'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김해민입니다.”
- 축구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계기.
“어릴 적부터 축구를 좋아했는데 더 많은 이들과 같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영상 제작에 욕심이 생겨 유튜브로 넘어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 축구에 빠지게 된 계기는.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골을 기록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박지성 선수를 통해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 꼭 다뤄보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축구 팬들을 섭외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사실 ‘찐팬 퀴즈쇼’라는 이름으로 초기에 몇 번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됐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는 유럽 축구 혹은 K리그 등 여러 팀의 팬들을 섭외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 어떤 소재, 형식의 콘텐츠가 조회수가 잘 나오는지.
“사실 저희는 손흥민 등 유명 선수의 이야기를 다룰 때 가장 조회수가 안 나와요.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대형 유튜버들도 다루는 이야기거든요. 제가 생각할 때 콘텐츠에 차별성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가령 토트넘을 다루더라도 선수 이야기가 아닌 구단의 수익 구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죠.”
- 축구 크리에이터, 부업으로 가능한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유튜브를 본업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시작은 가볍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콘텐츠를 만들 때 부담보다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본업 여부는 채널이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 후에 고민해 보셔도 늦지 않아요.”
-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꾸준함입니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모든 콘텐츠가 사랑받기는 어렵습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동시에 꾸준히 실행하는 행동력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감이 잘 잡히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채널의 색채가 점점 짙어질 거예요.”
- 콘텐츠 제작,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
“저는 의외로 축구 채널을 많이 보지는 않아요. 저만의 색깔을 잃게 되더라고요. 대신, 정보 전달 기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그들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습득하기도 하고,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보며 축구와 엮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합니다. 익숙함 속의 특별함을 추구하기 위해 필수적인 접근법이라 생각합니다.”
-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부정적인 내용을 지양하고자 합니다. 그 이슈와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엔 좋으나 분쟁의 장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콘텐츠가 반복되면 그 화살은 크리에이터에게도 향하곤 합니다. 특히 잣대가 엄격해지는 요즘의 경우 더욱 조심할 필요를 느낍니다.”
- 콘텐츠 업로드 주기.
“저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에 모두 참여하기에 콘텐츠 제작에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그래도 가능한 주에 1회 이상 업로드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 가장 뿌듯한 순간.
“보통은 나를 알아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는데, 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감사하지만 그만큼 민망하더라고요. 오히려 제 영상을 많은 이들이 시청하고 댓글을 통해 논리적 의견을 주고받을 때, 그 토론의 장을 내가 만들었다는 점이 뿌듯한 것 같아요.”
- 가장 힘든 순간.
“매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주중에 기획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주말에 촬영·편집하는 스케줄이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소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순간도 있고요. 하지만 저희 콘텐츠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면 힘듦은 어느새 행복으로 변해 있더라고요.”
- 영상 제목이 대부분 ‘이유’로 끝나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
“저는 팀의 전술이나 개인의 움직임을 세세히 분석할 정도로 축구 지식이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축구 콘텐츠를 제작하며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궁금해하는지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이슈나 현상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게 됐고 그래서 제목이 대부분 이유로 끝납니다.”
- 유튜브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조회수에 비례해 나오는 수익입니다. 그런데 보통 조회수 수익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가적으로 광고 수익이 붙습니다. 광고는 PPL 혹은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해서 영상 자체를 광고주의 니즈에 맞게 제작하는 방법이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기타 수익이라 해서 스토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축구친구 채널은 광고 수익과 조회수 수익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 유튜브 쇼츠의 효과가 어느 정도라 생각하는지.
“시청 지속 시간이 짧기에 금전적 측면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알고리즘을 통해 채널이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홍보 수단으로는 쇼츠만큼 좋은 콘텐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좋은 쇼츠를 만드는 팁이 있다면.
“새로운 내용이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미 아는 정보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첫 5초 이내에 사람들을 사로잡을 만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쇼츠는 바로바로 넘기면서 보기 때문에 초반이 가장 중요해요.”
- 유튜브에서 쇼츠와 롱폼의 연관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제 채널의 경우 쇼츠를 통해 롱폼 영상에 유입되는 비율이 높지는 않아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롱폼에서 다룬 내용을 요약해 쇼츠를 제작하는 것이 새롭게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합니다. 때문에 제 채널의 쇼츠도 롱폼 내용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직무 전망은.
“유튜브, 특히나 축구 유튜브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특히 손흥민 선수가 은퇴하고 그 역할을 해낼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두울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도 경기 하이라이트에 비해 축구 이야기를 하는 채널을 꾸준히 보시는 분은 현저히 적거든요. 이 직무에 종사하고 싶다면 축구를 더 면밀히 분석하고 나만의 무기를 지녀야 합니다. 이유가 명확하다면, 그 콘텐츠는 사랑받을 것입니다.”
- 개인적인 목표는.
“많은 이들이 제 콘텐츠를 통해 축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조회수 욕심보다는 축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그 매력을 알게 하는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 마지막 한 마디.
"현재 유튜브 시장은 축구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레드오션이라 생각해요. 그 사이에서 본인을 PR하려면 확실한 무기가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전문성, 역량을 기르는 게 중요해요. 스포츠와 관련된 어떤 활동이든 6개월 이상 꾸준하게 시도해 보세요. 그 기록이 본인을 알릴 무기가 될 것입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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