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4년 총액 26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17억원·인센티브 6억원). 삼성 라이온즈 부주장 류지혁(30)이 16일 스토브리그 14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다. 앞서 외야수 김헌곤(2년 총액 6억원)을 잔류시키고 선발투수 최원태(4년 총액 70억원)를 LG(엘지) 트윈스에서 영입한 삼성은 올해 FA로 102억원을 썼다.
삼성은 우완 최원태 이적에 대한 보상으로 전년도 연봉의 200%(8억원)와 좌완 최채흥을 LG에 건넸다. 실질적으로 110억원 이상을 지출, 내년 시즌 우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삼성이 류지혁을 높이 평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삼성은 르윈 디아즈(도미니카공화국), 박병호, 이성규가 있는 1루수를 제외하면 내야 선수층이 매우 얇은 편이다. 3루수는 김영웅, 유격수는 이재현이 다치면 타격이 크다. 2루수는 지난 6월 김재상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무주공산에 가까웠다.
류지혁은 올해 2루수(461이닝), 3루수(179⅓이닝), 1루수(44⅔이닝)를 분주히 오갔다. 잔부상 여파로 정규시즌 타격 성적은 아쉬웠으나 작전 수행 능력이 좋고, 포스트시즌 8경기서 22타수 9안타로 맹활약한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기 외적으로는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선수단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수행했다. 삼성은 주전 야수 중 35세 이상 베테랑(강민호·박병호·김헌곤)과 25세 이하 유망주(김지찬·이재현·김영웅)의 나이 차가 큰 팀이다. 중간 세대는 주장 구자욱과 이성규를 제외하면 마땅치 않았다. 투수진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KIA(기아) 타이거즈에서 삼성으로 합류한 류지혁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분위기메이커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에는 부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다.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진 포스트시즌에서 팀 분위기를 다잡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시즌 후 최선참 강민호, 주장 구자욱이 "계속 같이 하자. 꼭 필요하다. 어디 가지 마라"고 만류할 만큼 인망을 얻었다.
류지혁의 잔류로 삼성은 야수진에서 전력 누수를 최소화한 채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원태, 아리엘 후라도(파나마)를 영입한 마운드는 “올해보다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서 KIA를 만나 준우승(1승 4패)에 그쳤던 삼성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우승 도전에 가속도를 붙였다. 스토브리그 초반 잠잠했던 행보를 깨고 12월 적극적인 영입으로 기대치를 높였다.
류지혁 또한 "(삼성에 남게 돼) 아내가 좋아하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아이들이 또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며 "아직도 한국시리즈에서 진 것을 잊지 못한다. (내년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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