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1·2위 격침한 안양-대구, 만만한 팀 없다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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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1·2위 격침한 안양-대구, 만만한 팀 없다 [K리그1]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2.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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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FC안양이 승리했는데) 여기도 우리 쪽으로 더 난리가 날 것이다. 섣부르지만 (개막 라운드서) 지난해 상위팀(1~6위)이 하위팀(7~11위·승격팀) 만나서 다 졌다. (11위였던) 우리도 이겨야 하지 않겠나.”

박창현 대구FC 감독은 16일 홈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승격팀 안양이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1-0으로 제압하자 곧바로 좋은 기운을 이어갈 것이라 했다. 이후 강원FC에 2-1 역전승하며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안양팬들이 원정석에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사진=K리그 제공] 

15일 막을 올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라운드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해 7위 제주SK가 4위 FC서울, 8위 대전하나시티즌은 6위 포항스틸러스를 각각 2-0, 3-0으로 제압했다. 9위 광주FC는 5위 수원FC와 0-0으로 비겼고, 10위 전북현대는 3위 김천상무를 만나 2-1로 승리했다.

11위 대구와 K리그2 출신 안양이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대구는 2위 강원, 안양은 1위 울산과 만났는데 예상을 깨고 나란히 승점 3을 확보했다. 둘의 선전으로 개막 라운드에서 전년도 하위권 그룹과 상위권 그룹의 맞대결 전적은 5승 1무 하위권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났다.

안양과 대구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활용해 대어를 낚았다. 안양은 객관적인 전력 차 극복을 위해 선수비 후역습 기반의 강한 압박과 탄탄한 조직력을 무기로 삼았다. 대구는 수년간 팀을 지탱했던 백3 대신 백4로 전환, 높은 볼점유율을 유지하는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각자 준비했던 전략이 통했다. 안양은 볼점유율 34%-66%, 슈팅 7-15의 열세를 딛고 원정서 클린시트로 승리했다.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좀비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대구는 볼점유율 57%-43%의 우위를 앞세워 19개의 슈팅을 퍼부었다. 지난해 볼점유율 리그 최하위(44.4%)에 그쳤던 문제를 개선했다. 그러면서 나란히 후반 추가시간 극장 결승골로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대구 라마스가 팀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K리그 제공]

개막 전 강등 후보로 언급됐던 두 팀이 예상을 뒤엎으면서 올 시즌 K리그1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예고했다. 역대 가장 이른 개막으로 각 팀의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고, 신입 외국인 다수가 추운 날씨에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선수단 컨디션 관리가 시즌 초반 순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울산전 승리 후 "안양의 정체성은 변하면 안 된다. 울산까지 팬들이 많이 찾아 주셔서 힘든 과정을 넘기고 이길 수 있었다”며 “팬들이 그토록 바라셨던 K리그1 첫 승이라 더 뜻깊다. 오늘 승리 덕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창현 감독은 “개막 라운드에서 (광주FC 제외) 지난해 하위팀이 다 이겼다. 대구도 승리로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지난해 강등 위기)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동계훈련에 임하는 선수단의 태도가 훌륭했다. 개막전을 이겼으니 상승세를 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안양과 대구는 오는 22일 각각 서울과 수원FC를 상대로 개막 2연승에 도전한다. 다시 한번 지난해 하위팀과 상위팀의 맞대결이다. 안양과 서울의 사상 첫 리그 맞대결 등 풍성한 볼거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언더독의 반란’이 K리그1의 시즌 초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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