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대팍(대구아이엠뱅크파크)’ 홈경기는 처음이었다. 팬들 열기가 장난이 아니더라. 조금 놀랐다. 기대를 하긴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대구FC 수비수 정우재(33)는 6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의 달라진 응원 열기에 연신 감탄했다.
지난달 자유계약(FA)으로 대구에 입단한 정우재는 과거 3시즌 동안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뛴 경험이 있다. 2016년 K리그2 시절 합류해 첫 시즌 대구의 K리그1 승격에 이바지했고, 마지막 해였던 2018년 팀의 창단 첫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도왔다. 2019년 1월 정태욱과 트레이드돼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로 떠날 때까지 102경기 5골 1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팀을 전성기로 이끌었지만, 영광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 정우재가 뛰던 시기 대구는 평균 관중 5000명을 넘긴 적이 없다. 6만6000석 규모의 대구스타디움은 관중석 대부분이 텅 비어 있었다. 신구장에서 2년 연속 평균 관중 1만명을 돌파한 지금의 대구와 격차가 컸다.
‘돌아온 연어’ 정우재가 홈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린 이유다. 정우재는 "대팍에서 팬들과 함께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며 “원정팀이 아닌 대구 소속으로 팬 여러분의 응원 소리를 듣게 될 순간을 기대한다"는 입단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예상했던 그림이 그대로 펼쳐졌다. 정우재는 16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 후반 19분 장성원과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대구의 2-1 승리를 도왔다. 1만224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 후 스포츠Q와 만난 정우재는 “대팍을 원정만 왔다. 홈경기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팬들 열기가 장난이 아니더라. 기대를 하긴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정우재는 제주에서 4년, 전북현대에서 2년을 뛰고 대구로 돌아왔다. “마음속에 대구가 있었는데 돌아올 기회가 안 됐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고 마침 기회가 주어져서 쉽게 선택했다”며 “대구가 편해서 오자마자 팀에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베테랑이 된 정우재는 “예전 대구에서는 20대 중반이라 형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선수 중 내가 이용래, 오승훈 형 다음”이라며 “연령대가 많이 낮아져서 선참 역할을 해야 한다. 생각 있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하면서 제주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고 말이 없는 편이라서 한 번은 ‘네가 다가가지 않으니까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라는 걸 알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구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없도록 후배들과 잘 소통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리그1에서 11경기(440분) 출전에 그쳤던 정우재는 올 시즌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걸 개인 목표로 삼았다. “감독님이 주문한 대로 뛰려고 노력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차차 체력을 끌어올려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우재는 “대구가 지난해 힘들었다”며 팀 목표로 4위 이상을 언급했다. “선수는 우승을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일단은 위로 올라가려고 한다. 팬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도 응원에 힘입어 잘 준비할 테니 경기장 많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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