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8연승 후 첫 패. 겨우내 이어졌던 ‘경민불패’ 신화가 계절이 바뀌자 곧바로 막을 내렸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는 올겨울 신드롬을 일으켰다. 가을까지 3승 7패로 부진하던 팀이 겨울 18승 3패로 대반전을 연출했다. 개막 후 5연패 늪에 빠져 최하위로 출발했지만, 1월 7연승과 지난달 9연승으로 봄배구 마지노선인 3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6연승이 최다였는데 올 시즌 중반 두 번이나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홈구장 효과가 대단했다. KB손해보험은 기존 홈이었던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된 뒤, 임시 거처로 마련한 경민대학교 기념관(체육관)에서 펄펄 날았다. 선두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16연승을 멈춰 세우는 등 홈 무패 행진으로 경민불패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잘 나가던 KB손해보험은 3월 첫 경기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3일 경민대 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22-25 27-25 21-25 28-26 12-15)으로 패했다.
KB손해보험은 리그 득점 1위인 아포짓 스파이커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6점, 공격성공률 62.7%로 분전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은 22점, 미들블로커 박상하는 11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그러나 블로킹 15-18, 서브 5-8, 상대 범실 22-30 등 세부 지표에서 약간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이날 패배로 KB손해보험은 구단 최초 10연승, 경민대 체육관 9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플레이오프(PO) 직행도 다음으로 미뤘다. 레오나르도 아폰소(브라질) KB손해보험 감독은 "연승이 깨진 건 크게 아쉽지 않다"며 "기록이 팀 전력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실질적인 내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 오늘 경기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대단한 경기를 했는지 스스로 느꼈을 것"이라 말했다.

삼성화재전 승점 1을 추가한 KB손해보험은 2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를 승점 1 차이로 추격했다. 2위 대한항공(20승 12패·승점 61)과 3위 KB손해보험(21승 11패·승점 60)은 나란히 정규리그 4경기를 남겨두고 치열한 2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27승 5패·승점 79)이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해 두 팀의 순위 싸움은 V리그 남자부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안산 OK저축은행 읏맨~우리카드~수원 한국전력 빅스톰,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우리카드를 차례대로 만난다. 두 팀은 18일 경민대 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최종전 겸 미리 보는 PO를 치를 예정이다.
다만 두 팀은 시즌 막판 주축들의 체력 안배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정규리그 2위의 이점이 PO 1,3차전 홈 개최 외에는 없어서 오는 26일 PO 1차전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갖추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6라운드 들어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와 세터 한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있다. 아폰소 감독 또한 "홈에서 경기하면 좋겠지만, PO 결과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라며 정규리그 순위보다는 봄배구에 집중할 것을 예고했다.
대한항공이 힘을 빼는 상황에서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서 열리는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의 6라운드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인 만큼 두 팀 모두 전력투구가 예상된다.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이 더 좋다. 현대캐피탈은 2일 대한항공을 만나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해 탄력을 얻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도 현대캐피탈이 4승 1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반면, 두 팀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KB손해보험이 셧아웃 승리로 웃었다. KB손해보험 주전 세터 황택의 또한 "현대캐피탈을 못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쉽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두 팀의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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