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조작 의혹 벗었지만... 영화인들 "정신·물질적 피해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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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조작 의혹 벗었지만... 영화인들 "정신·물질적 피해 막대"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5.03.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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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관객 수를 허위로 부풀려 영화 흥행 순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영화관 3사와 24개의 배급사 관계자 71명이 오명을 벗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6일 관객 수를 허위로 부풀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영화관 3사와 24개의 배급사 관계자 71명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전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23년 6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일부 영화의 흥행 순위 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하면서 영화 '그대가 조국' 등 영화 배급 관계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영화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영화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1년 4개월 만에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는 오명을 벗은 영화인들은 경찰 조사와 관련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일부 조항을 곡해한 것"이라며 "이로써 일부 언론과 정치권 등이 제기한 영화계의 '관객 수 부풀리기'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우리는 이 결과를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은 영화계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적 공격이었으며, 헌법이 보장한 예술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논란 중심에 선 '그대가 조국'을 언급했다. '그대가 조국'은 지난 2022년 5월 개봉한 영화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내세운 다큐멘터리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극장 배급을 진행,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관객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명예가 실추됐다. 당시 관객 수 조작 영화로 지목받은 영화는 323편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2023)도 포함됐다.

영화인연대는 '그대가 조국'이 일부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관객 수를 허위로 부풀린 대표적인 영화로 취급받은 것과 관련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이해 부족과 정치적 의도가 결합한 부당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크라우드펀딩은 상업영화에 비해 비교적 투자가 어려운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제작과 배급의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이다. 후원자는 영화 제작과 배급에 기여한 대가로 관람권을 받는다. 이에 '그대가 조국' 역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인 후원금으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입장권을 발권했고 이를 영진위의 통합전산망에 투명하게 반영했다.

영화인연대는 "'그대가 조국'이 '관객 수 부풀리기'를 했다는 주장은 크라우드펀딩의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며 "이번 '혐의없음' 처분으로 진실이 밝혀졌으나, 배급사와 영화관 관계자들은 그동안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권과 언론사는 잘못된 의혹 제기로 표현의 자유와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침해했음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진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찰에 업무 방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영진위는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공공기관의 역할을 망각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제 시장 교란 불공정 행위' 조사를 요구했다. 영화인연대는 "현재 영화산업에서는 대형 배급사의 ▲상영관 독과점, ▲상영 시간대 불공정 배분, ▲예매권 강매 요구, ▲불투명한 입장료 정산 등 실질적인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조사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공정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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