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글 신희재·사진 손힘찬 기자] 홈경기 1승 3무 부진. 원인을 묻는 말에 주장과 부주장은 나란히 ‘환경’을 언급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요르단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1-1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전반 5분 세트피스 선제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부주장 이재성(마인츠05)의 합작품이었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린 오른발 코너킥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재성이 왼쪽 다리로 마무리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에 두 베테랑은 환호하며 승리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 30분 마흐무드 알 마르디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추가 점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 특히 3월 홈 2연전을 모두 비겨 우려를 자아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한 손흥민과 이재성은 나란히 “아쉬운 결과”라고 총평했다. 손흥민은 “분명 배워야 할 점이 있었고, 겸손하게 배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또한 “결과를 내지 못한 데 선수단 모두 책임감을 갖고 있다.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후 둘은 인터뷰 도중 최근 축구계에서 화두가 되는 '잔디’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홍명보호는 3월 A매치 2경기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번갈아 가며 사용했다. 대표팀의 훈련장과 숙소가 계속 바뀌고, 고양에서 백승호와 이재성이 다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재성은 지난 2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하루 앞두고 잔디 환경을 이야기하는 게 안타깝다"며 "핑계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경기력에 많이 지장이 가고, 선수들이 스트레스받는 건 사실이다. 좋은 환경에서 뛰면 팬들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언급했다.
요르단전 직후에도 비슷한 논조의 답변이 나왔다. “환경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 홈 이점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환경에서 축구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갈망이 있는데 홈에서 채우지 못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손흥민은 좀 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원정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엔 이유가 있다"며 "경기는 선수들이 뛰지만, 결국엔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홈에서 가장 좋은 환경에서 경기해야 하는데 개선이 안 되는 게 속상하다. 신경을 더 써 주셨으면 좋겠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축구는 정말 작은 차이로 승부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4승 4무(승점 16)로 본선행을 확정 짓지 못한 대표팀은 6월 A매치 2경기를 앞두고 부담이 커졌다. 조 3위 이라크(승점 12) 원정을 떠나고, 안방에서 쿠웨이트와 최종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이라크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되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패할 경우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이재성은 “스스로가 이렇게 만든 결과다. 선수단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요르단전) 오만전보다는 경기 운영 면에서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팀이다. 이라크 원정이 부담스럽긴 해도 잘 해낼 거란 자신감이 있다. 월드컵에 출전할 것이라는 자신감엔 변함이 없다. 소속팀에서 좋은 컨디션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우리가 조 1위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1위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믹스트존에서도 "(3차 예선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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