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서브' 최은지 교체 대성공, 백업도 강한 흥국생명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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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서브' 최은지 교체 대성공, 백업도 강한 흥국생명 [프로배구]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4.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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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박수연과 최은지가 중요한 순간에 좋은 서브로 상대 흐름을 끊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감독의 말이다. 그는 챔피언결정 1차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승리 비결로 ‘원포인트 서버’의 활약을 꼽았다.

지난달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흥국생명과 대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프전.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0(25-21 25-22 25-19) 셧아웃 승리로 끝난 1차전에서 승부처는 2세트 후반 최은지의 서브 타임이었다.

최은지가 경기 후 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1세트를 가져온 흥국생명은 2세트 초중반 좀처럼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다. 정관장 에이스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가 2세트 6점, 공격성공률 44.44%를 마크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사이 흥국생명은 2세트에만 범실 9개를 저지르며 눈에 띄게 흔들렸다. 8점, 16점 모두 정관장이 선착하면서 흐름이 기우는 듯했다.

흥국생명은 교체 하나로 분위기를 바꿨다. 17-18로 뒤진 상황에서 아닐리스 피치(뉴질랜드) 대신 최은지를 서버로 투입했는데, 이 결정이 적중했다. 최은지의 4연속 서브가 모두 흥국생명 득점으로 연결돼 21-18 역전에 성공했다.

최은지는 정관장의 리시브 라인을 초토화하며 서브 에이스 2점을 올렸고, 이고은의 블로킹 득점과 김연경의 시간차 공격을 끌어냈다. 비록 5번째 서브는 아웃됐으나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흥국생명은 고비였던 2세트를 넘기고 3세트까지 승리,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승을 먼저 확보했다.

최은지가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최은지는 그동안 흥국생명 포함 5개 팀을 거쳐 간 저니맨(팀을 자주 옮겨 다니는 선수)이다. 커리어하이였던 2018~2019시즌엔 360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윤주, 김다은 등 기존 흥국생명 날개 공격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웜업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최은지는 5라운드를 기점으로 출전 빈도를 늘리기 시작했다. 원포인트 서버로 종종 코트에 얼굴을 비쳤다. 이후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6라운드 전 경기에 출전, 서브에이스 4점 포함 28점을 올려 아본단자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중요한 경기에서 정관장 리베로 최효서, 박혜민을 동시에 흔들며 5821명 홈팬을 열광에 빠뜨렸다.

아본단자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본단자 감독은 원포인트 서버들의 활약을 언급한 뒤 "(박수연과 최은지가) 1번 쪽으로 강하게 때리는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고 칭찬했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20일 이후 열흘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실전 감각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2월말 조기 우승으로 체력을 비축한 덕분에 플레이오프(PO) 3차전까지 치르고 온 ‘부상병동’ 정관장을 압도할 수 있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오래 경기를 치르지 않아 경기 감각을 우려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16점, 공격성공률 60.9%를 마크한 김연경은 "정규리그 1위를 한 덕에 챔프전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몸 상태는 좋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선수단이 1차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탄탄한 주전 라인업에 원포인트 서버까지 강력한 흥국생명은 5전 3승제 챔프전을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3차전에서 챔프전을 끝내고 싶다"며 "그 이후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며 2,3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 또한 "이번 챔프전은 무탈하게 끝났으면 좋겠다"며 우승을 기원했다.

1차전 승리로 흥국생명은 역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중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할 확률 55.5%(18회 중 10회)를 손에 넣었다. 흥국생명은 오는 2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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