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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강정호, '토종 최초 동반 40홈런'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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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강정호, '토종 최초 동반 40홈런' 꿈이 아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7.3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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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외인 간에는 한 차례 기록…치열한 경쟁구도가 변수

[스포츠Q 이세영 기자] 40홈런. 지난 4년 동안 타자들에게는 ‘마의 숫자’였다.

2010년 타격 7관왕 신화를 썼던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는 그해 홈런 44개를 때려내며 40홈런 타자가 됐다. 이대호는 2011시즌이 끝난 후 일본으로 진출했고 40홈런의 명맥도 끊겼다.

하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올시즌 한 팀에서 두 선수가 4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넥센 박병호(28)와 강정호(27)다.

▲ 넥센 박병호는 3년 연속 홈런왕과 더불어 생애 첫 40홈런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29일 목동 한화전에서 스윙하고 있는 박병호. [사진=스포츠Q DB]

둘은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 강정호는 3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두 선수가 29일 현재 팀 전체 홈런의 47%를 차지하는 61홈런을 때려내는 중이다.

◆ 첫 토종 듀오 40홈런, 산술적으로 가능하다

프로야구 32년 역사를 통틀어 한 시즌 40홈런은 단 10명이 13차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더욱이 한 팀에서 한 해 두 명 이상 40홈런을 때려낸 사례는 1999년 이승엽(54홈런)과 찰스 스미스(40홈런)로, 단 한 번뿐이었다.

현재 페이스를 고려하면 두 거포의 동반 40홈런은 가능하고도 남는다. 86경기에서 32홈런을 친 박병호는 시즌이 마칠 때까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할 경우 47.6홈런을 터뜨릴 수 있다. 또한 84경기에서 29홈런을 때려낸 강정호는 시즌이 끝날 때면 44.2홈런을 기록하며 40홈런을 넘기게 된다.

▲ 강정호는 지난 5월부터 꾸준하게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4년만의 유격수 홈런왕에도 근접했다. 사진은 29일 목동 한화전에서 3회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는 강정호. [사진=스포츠Q DB]

이들은 모두 목동구장에서 친 안방 홈런의 비율이 높다. 박병호는 전체 홈런의 68.8%를, 강정호는 62.1%를 홈에서 때렸다. 이점을 고려한 홈런 개수도 두 선수 모두 40개를 웃돈다. 박병호는 46.9홈런, 강정호는 44홈런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호와 강정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며 40홈런을 넘긴다면 한 팀에서 토종 듀오가 40홈런을 친 첫 사례가 되는 것이다. 화려한 이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토종 선수들이 40홈런을 때린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 이승엽-스미스 합계 94홈런,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1999년 이승엽과 스미스가 합작했던 94홈런은 가능할까.

현재로서는 어렵다. 당시 이승엽이 시즌 막판 엄청난 레이스를 펼치며 54홈런에 도달한 반면, 박병호와 강정호는 지난 2년간 시즌 후반에 홈런을 몰아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와 강정호는 한 팀에서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많은 두 선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산술적인 수치를 능가하는 홈런 개수가 나올 수도 있다. 1999년 당시 이승엽은 스미스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독주체제를 굳혔다. 예상보다 일찌감치 홈런왕이 결정된 상황에서 스미스의 동기부여가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박병호와 강정호는 다르다. 두 선수는 전반기 막판부터 최다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홈런왕에 대한 동기부여도 충분히 돼 있다.

박병호는 올시즌 최다 홈런을 때린다면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게 된다. 이는 이만수(1983~1985년),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에 이어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또 내년에는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또 강정호가 올해 최다 홈런을 친다면 1990년 빙그레 장종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유격수 홈런왕이 된다. 올시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강정호에게는 올해가 홈런왕 도전의 적기다.

따라서 두 선수의 올시즌 홈런 최대치의 합인 91.8개는 숫자에 불과하다. 숫자에 보이지 않는 경쟁심과 경기 당일 컨디션 등이 더 많은 홈런을 불러올 수도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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