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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연애의 기억' 강예원, 포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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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연애의 기억' 강예원, 포텐 터졌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1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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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두 남녀의 수상한 사랑을 다룬 ‘내 연애의 기억’(21일 개봉)은 이질적인 장르의 결합, 깜짝 놀랄 반전, 재기발랄한 캐릭터가 어우러진 영화다. 강예원(34)에게 있어 겹겹의 도전을 감행한 작품이기도 하다.

 

◆ 화끈한 ‘로코퀸’ 탄생…송새벽과 찰떡 호흡

물오른 ‘로코 퀸’으로 관객 앞에 섰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책임졌다. 일반 상업영화 제작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고민하며 남자주인공 섭외까지 캐스팅 디렉터 역할을 했다. 거친 욕설을 입에 붙은 듯 구사하는 화끈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처음엔 주변에선 저예산 영화라 힘들 거라며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전 ‘걱정 붙들어 매라.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라고 큰소리쳤죠. 그리곤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송)새벽씨에게 출연 타진을 했어요. 배우니까 연기만 하면 된다는 주의는 아니에요. 상황이 열악하면 서로 도와야죠. 새벽씨에게 이런 얼굴도 있다는 걸 보여줄 작품이란 확신이 있었어요. 제겐 소중한 필모그래피가 될 영화니까 연기 잘하는 사람이 붙으면 좋은 거고요.(웃음)”

은진은 사랑에 솔직하다. 여고시절부터 6명의 남자를 만나왔다. 고딩 일진, 대학생, 교수, 연하의 로커, 영화감독, 직장상사. 모두 아픈 기억으로만 남았다. 그러다 엑스 보이프렌드들과 결이 다른 훈남 현석(송새벽)을 만난다. 완벽한 남친인줄 알았던 그의 바람 정황에 발끈, 뒤를 캐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현석의 숨겨진 정체를 알고는 혼란에 빠진다.

▲ '내 연애의 기억'에서 강예원과 송새벽

“순간순간의 대사나 내레이션이 튀었을 뿐 시나리오에서 은진 캐릭터는 뚜렷하지 않았어요. 재미없는 데다 거칠고 우악스러운 여자? 욕설 등의 거친 표현을 많이 줄인 뒤 솔직, 화끈, 집요, 사랑스러운 면모를 입혀 나갔어요.”

발랄함과 코믹함은 익숙한 연기톤이었다. ‘해운대’ ‘퀵’ ‘헬로우 고스트’ ‘점쟁이들’ ‘조선 미녀삼총사’에서 그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코미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엔 진지한 상황 위주라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제가 웃긴 사람이란 걸 이번에 깨달았어요. 송새벽씨와 호흡을 맞추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게 나온 것 같아요. 욕설 연기는 주변에 욕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너희들의 이런 부분을 언젠가 꼭 연기로 표현하겠다’ 다짐했던 걸 이번 기회에 이용한 거고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재밌는 모습으로 그려진 점에 대해 ‘내가 어떻게 연기했지?’ 싶을 정도예요.”

◆ 호기심 많고 오지랖 넓은 점 은진과 비슷

은진과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호기심 많고 오지랖이 넓다. 뭐든 직접 나서서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추한 이미지에 대한 우려와 자존심 때문에 평소엔 불같이 화내거나 집착으로 여겨질 만큼 누군가를 좋아하진 못하는데 영화 속에서나마 시도해보니 속이 후련하다.

 

“영화 ‘퀵’에서의 아이돌 가수 아롬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말괄량이였던 제 모습을 보는 듯해 기억에 남았다면 ‘내 연애의 기억’은 제 얘기를 들려줄 수 있는 두 번째 영화인 것 같아요. 관객이 진정성을 느끼는 순간이 배우 입장에선 제일 기쁘고, 쾌감을 느끼게 되죠.”

상당수의 배우들이 작품 선택 시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를 절대적으로 여긴다면 강예원은 캐릭터보다 스토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공감가고 재밌는 스토리는 쉽게 읽혀요. 특히 제가 생각도 못했던, 절 놀라게 하는 스토리라면 무조건 해요. 캐릭터는 안 봐요. 이 영화는 스토리와 내레이션이 새로웠고, 반전 결말을 읽으면서 악 소리를 지를 만큼 강렬했어요. 다 읽자마자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출연하겠다고 말했죠.”

◆ 여자 강예원의 꿈은 행복을 추구하는 삶

극중 은주처럼 남자에게 ‘올인’하며 사랑하는 스타일일까. 남자의 거짓말과 배신을 용서하는 타이프일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주변에 사랑에 목숨 건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어렸을 땐 해봤겠죠. 그 심정을 아니까 연기하기도 편하죠. 모성애인 부분도 있고,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게 사랑이니까 그러는 거겠죠. 인생의 척도가 사랑이나 결혼일 수도 있잖아요. 제 인생의 척도는 행복이에요. 일, 사랑, 밥 등 모든 것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사는 거죠. 전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바로 용서해요. 잘못을 훌훌 털줄 알면 믿음이 생겨요. 대신 거짓말이나 핑계를 대면 안보고요. 그런 면에서 은주의 모습이 실제 제 모습이죠.”

 

한 해도 쉬는 법 없이 부지런히 연기활동을 해오고 있다. 30대 여배우가 출연할 만한 작품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한숨을 쉬거나 하는 법도 없다. 현장에서 그는 눈치 빠르고, 근면한 에너자이저로 통한다.

“남자영화 위주라고 한숨 쉬지만은 않아요. 기다리다 보면 나타날 테고, 없으면 찾아다녀야죠. 절박한 만큼 에너지도 많은 거잖아요. 보석과 같은 시나리오를 못 찾을 때가 대부분인대요 뭘. 시나리오가 척척 쌓였다면 지금 같은 에너지는 안 나오겠죠. 힘들 때마다 ‘넌 지금 행복한 거야, 고마운 줄 알아’라고 저 자신을 다독여요.”

◆ 10월 방영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냉철한 여경감 변신

스트린에 톡톡 튀는 에너지를 투사해온 강예원은 2년 만에 안방극장 나들이를 한다. 오는 10월4일 첫 전파를 타는 OCN 11부작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각종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모아 악을 소탕하려는 강력계 형사와 나쁜 녀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예원은 강력계 여경감 유미영 역을 맡는다.

 

“냉정하고 스마트해요. 똑 부러지는 카리스마도 있고요. 나쁜 녀석들을 보듬으며 환상적인 팀워크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이죠. 공연할 배우들(조동혁,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강신일, 김태훈)과 대본이 좋아서 하게 됐어요.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설레고 재밌어요.”

[취재후기] 스크린에서 보이는 코믹한 모습과 달리 생각이 많은 여배우다. 무명시절과 상처를 겪으며 체화한 눈치는 현장 스태프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누구보다 먼저 스탠바이하고, 거의 감독 수준으로 현장을 꿰뚫는다. 늘 사람을 궁금해 하고 정이 넘치는 성격, 그게 배우로 사는 이유인가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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