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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서재덕 대표팀만 오면 더 싱글벙글, 이유는 라이트 포지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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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서재덕 대표팀만 오면 더 싱글벙글, 이유는 라이트 포지션 변경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01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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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체코전서 양팀 최다 19득점…"리시브 안받아도 되니 부담 덜해, 한선수와 호흡도 최상"

[장충체=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라이트에서 뛰니 오히려 더 편해요. 리시브를 안받아도 되니 부담이 없어요."

서재덕(수원 한국전력)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16 국제배구연맹(FIVB) 배구 월드리그에서 6연패 수렁에 빠졌다가 체코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그동안 마음의 부담에서 벗어났다. 라이트 포지션에서 마음껏 공격력을 선보인 서재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재덕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체코와 2016 FIVB 배구 월드리그 2그룹 G조 첫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 13득점, 블로킹 2득점, 서브 4득점 등으로 모두 19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3-0(25-18 25-21 25-20) 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장충체=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서재덕(왼쪽)이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체코와 2016 FIVB 월드리그 2그룹 G조 첫 경기에서 수비벽을 뚫는 스파이크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라이트에는 사실상 서재덕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V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문성민은 핀란드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관절을 다쳐 사실상 월드리그를 마감했다. 믿고 맡길 선수는 서재덕뿐이다.

지난 1, 2주차에서 분전했지만 한국의 패배를 막지 못했던 서재덕은 한국에서 열리는 3주차에서 더욱 심기일전했다. 한국배구 100주년을 기념해 장충체육관에서 18년 만에 열리는 월드리그 경기이기도 했다. 서재덕은 코트를 마음껏 휘저으며 체코의 수비를 유린, 단 3세트를 치렀음에도 20점에 가까운 점수를 올리며 최고 수훈갑이 됐다. 양 팀을 통틀어 최고 득점이기도 했다.

서재덕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 내용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신경이 쓰였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일단 승리가 중요했다"고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밝혔다.

서재덕은 소속팀 한국전력에서는 레프트로 뛰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라이트로 기용되고 있다. 포지션에 대한 혼란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서재덕은 라이트에서 더 뜨거운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재덕은 "해마다 대표팀에 들어올 때 듣는 질문인데 이제는 오히려 라이트가 편하다. 소속팀에서는 내가 리시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미치는 영향이 조금 더 큰데 대표팀은 그렇지 않다"며 "아무래도 라이트는 리시브에 대한 부담이 덜해 소속팀에서보다 더욱 마음껏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선수(인천 대한항공) 선배와 호흡도 잘 맞아서 경기가 잘 풀린다.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부터 선수 형과 같은 방을 쓰며 호흡을 맞춰왔다"고 덧붙였다.

또 서재덕은 이날 2세트 중반 3개의 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경기 양상을 한국 쪽으로 가져왔다. 이에 대해 서재덕은 "서브 감이 괜찮았다"며 "지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나오지 말아야 할 때 서브 범실을 하는 바람에 진 경기가 많았는데 강약 조절이 잘 됐던 것 같다"고 씩 웃어보였다.

▲ [장충체=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서재덕(왼쪽)이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체코와 2016 FIVB 월드리그 2그룹 G조 첫 경기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김남성 감독도 서재덕의 어깨를 두드리며 만면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남성 감독은 "한선수의 토스에 이은 서재덕의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이 빛났다"며 "서재덕의 공격 타법과 경기 스타일이 한선수와 잘 맞는다. 한선수와 서재덕은 눈빛만 봐도 잘 맞는 사이"라고 흐뭇해했다.

또 김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 정상 컨디션보다 5~6kg 정도 체중이 더 나가 사나흘 동안 훈련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더니 2주 만에 6kg을 감량하더라. 그때부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며 "서재덕이 왼손잡이여서 블로킹 전용으로 잠시 센터로 기용해볼 생각을 했다. 핀란드전 5세트에서 해보려고 했는데 두고두고 아쉽다"고 밝혔다. 때에 따라서는 서재덕을 센터로도 기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속팀에서 레프트로 뛰는 서재덕이 대표팀에서 라이트로 변신하며 더욱 펄펄 날고 있다. 몸이 가뿐해진 서재덕은 이제 김남성 감독으로부터 '임시 센터' 역할까지 부여받을 기세다. 서재덕의 멀티 플레이어 능력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도 2그룹 잔류의 희망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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