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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락(樂) 개론] D퀵은 뭐고 E퀵은 뭐야? 나라마다 다른 공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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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락(樂) 개론] D퀵은 뭐고 E퀵은 뭐야? 나라마다 다른 공격 용어
  • 최문열
  • 승인 2016.07.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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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문열 대표 이세영 기자] 배구에서 득점을 하는 방식은 4가지다. 공격 또는 블로킹으로 득점하는 것, 그리고 서브와 상대 범실로 인해 득점하는 것이 그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득점원은 공격이다.

결국 얼마나 팀이 막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느냐가 승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여기서 막강한 공격력이란 타점 높고, 힘이 넘치는 공격력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블로커 벽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리는 다채로운 공격력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모든 팀들은 다양한 공격력을 보유하기 위해 세트 플레이를 연구 또 연구하고 다변화를 꾀하기 마련이다.

▲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월드리그 남자배구 한국과 네덜란드 전. 배구의 공격 용어는 나라별로 다양하게 불린다. 속공의 경우 일본의 알파벳, 미국의 넘버링 시스템으로 나뉜다. [사진 = 스포츠Q DB]

한데 여기서 잠깐. 배구 공격의 종류를 자세히 설명하기에 앞서 한국과 일본은 물론 나라별로 다양한 공격을 부르는 용어가 다르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 일본과 한국은 알파벳, 미국과 캐나다는 넘버링 시스템

배구 공격에 대한 용어는 일본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나라별로 다르다.

먼저 속공을 개발한 일본에서는 그 속공의 종류를 알파벳으로 쉽게 정의한다. A퀵과 B퀵은 우리와 같으나 백 A퀵, 백 B퀵은 각각 C퀵과 D퀵으로 부른다. 또 국내에서 퀵 오픈 또는 C퀵으로 통하는 속공의 경우 왼쪽은 E퀵, 오른쪽은 F퀵이라고 칭한다(그림1 참조).

▲ [그림1] 속공을 처음 개발한 일본의 알파벳 시스템을 근거로 한 공격의 종류. 일본의 영향을 받아 같은 알파벳 시스템을 사용하는 한국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출처 = FIVB(국제배구연맹)]

자 그렇다면 배구가 처음 창안된 미국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어떨까? 여기는 넘버링 시스템으로 상당히 논리적이다. 먼저 전체 코트 폭(9m)을 1m씩 9개 구역으로 나눠 표시한다. 5m 지점이 정 가운데이고 세터는 주로 6~7 지점에 위치한다.

이어 토스 높이에 따라,

0 : 4~6m의 높은 볼

1 : 30cm

2 : 60cm

3 : 1m

9 : 6m 또는 그 이상

 

또 네트와 볼의 거리에 따라,

0 : 0~50cm

1 : 1m

2 : 2m

3 : 3m

이렇게 숫자로 표시한 한 뒤 세터가 토스해준 볼의 위치와 높이 그리고 네트와 거리를 조합해 부른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만일 ‘100’이라고 하면 1지점에서 0의 토스 높이(4~6m의 높은 볼)에 0의 네트와의 거리(0~50cm)를 뜻하는 것이므로 왼쪽 오픈 공격을 뜻하고 ‘803’이라고 하면 8지점에 높은 볼이 3m 어택라인으로 날아온 것이니 오른쪽 후위 공격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모두 이렇게 부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 배구 전문 사이트에 소개된 공격의 종류와 용어를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 네트와의 거리는 빼고 볼의 위치와 높이만을 따져 두 자리 숫자로 부르기도 한다(그림2 참조).

▲ [그림 2]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배구 공격 세트(토스)의 다양한 용어, 일본의 알파벳 시스템과는 달리 넘버링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 = Coaching Volleyball]

그것을 요약하면 볼의 높이에 따라 4(four), 5(five) 그리고 1(one), 2(two), 3(three)로 나눈다. 10(ten)은 후위공격을 말한다. 가령 ‘32’ 공격이라고 하면 3의 위치에서 2의 높이로 오는 공격을 뜻하게 된다. ‘그림2’을 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그밖에도 가로 9m 폭을 1~5로 나눠 이름붙인 경우도 있다(그림3 참조).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넘버링 시스템으로 부르는 것은 매한가지다.

▲ [그림3]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또다른 공격 세트의 종류. 가로 폭을 1~9 대신 1~5로 나눈 것이 다르다. 또 후위 공격을 왼쪽 중앙 오른쪽에 따라 A, B,C로 나눴다. [출처=Austin Volleyball]

# 공격의 종류

공격(스파이크)의 종류는 토스된 볼의 형태에 따라 오픈, 퀵, 이단, 백어택, 시간차 등으로, 공격자의 위치에 따라 전, 후위 공격, 중앙 및 좌우 공격 등으로, 공격수의 힘에 따라 강, 연타 , 페인팅 등으로 분류한다. 여기서는 KOVO(한국배구연맹) 공식 기록상에 나타나는 공격 기술인 오픈과 속공, 퀵 오픈, 시간차, 이동, 후위 공격 등을 중심으로 다뤄 보자.

◇ 오픈(open)

오픈(open)은 좌우 공격수에게 높이 토스를 올려주는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공격 기술이다. 오픈의 경우 상대 블로커들이 언제든 따라 붙을 수 있어 공격수의 처리 능력이 중요하다.

서브리시브가 극히 불안해 세트플레이를 할 수 없을 때 세터는 오픈을 띄워 주 공격수의 어깨에 맡긴다. 또 상대 공격을 어렵게 수비한 뒤 세터가 아닌 다른 선수에 의해 이단연결 될 때도 오픈이 많다. 이럴 때 확실하게 끊어주는 공격수의 존재는 승패의 명암을 가른다.

◇ 속공(퀵·quick)

속공은 말 그대로 짧은 시간에 번개처럼 빠르게 공격하는 것으로 주로 센터들이 한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일본남자대표팀의 마쓰다이라 전 감독이 개발해 유행처럼 번졌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은 알파벳 시스템의 용어를 쓰지만 앞에서 기술했듯 일본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그림4 참조).

세터와 공격수 사이 거리가 1m 이내일 때는 A퀵, 1~2m 정도면 B퀵이라고 부르고 세터가 백(back) 토스를 할 때에는 그 거리에 따라 다시 백A, 백B퀵으로 부른다. 보통 A, B퀵은 네트 상단보다 30~50㎝쯤 높은 지점에서 이뤄진다.

▲ 한국의 공격 세트 명칭. 일본처럼 알파벳 시스템인데 일본과는 차이가 있다. [출처 = 홍성진의 세터의 역할에 따른 배구 경기 전술분석 연구 학위논문]

A퀵은 팀 동료가 서브리시브를 받아 세터에게 연결하자마자 미리 점프해 토스가 오면 상대 블로커들이 준비하기 전에 전광석화처럼 공격하는 방식이다. B퀵은 공중에 떠 있는 체공력을 이용해 상대 블로커 벽을 따돌린 뒤 빠르게 빈 곳을 공략한다.

속공을 날카롭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체공력을 갖춘 수직점프와 손목의 유연성 그리고 볼을 처리하는 집중력이 크게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퀵 오픈(quick open)

퀵 오픈은 오픈 + 속공을 합친 공격 형태라고 보면 된다. C퀵이라고도 하는데 세터와 공격수 사이가 3m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세터가 낮으면서 빠르고 길게 네트 끝으로 토스를 쏘아주면 좌우 공격수가 이를 한 박자 빠르게 처리하는 공격기술이다.

오픈과 퀵 오픈은 보통 안테나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타점이 안테나 높이(네트 상단 80cm)보다 높으면 오픈이고 그보다 낮으면 퀵 오픈이다. 퀵 오픈은 상대의 센터 블로커가 이동하기 전에 공격이 빠르게 진행돼 제대로 하면 큰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세터의 토스가 빠르고 정확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격수의 움직임과 스윙도 빨라야 해 호흡을 맞추기 쉽지 않다. 한 박자 빠른 스피드배구에서는 서브리시브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퀵 오픈을 사용한다. 

◇ 시간차 공격

시간차 공격은 선수 한 명, 주로 속공수가 먼저 트릭으로 점프해 상대 블로커를 따라붙게 한 뒤 다른 선수가 그 틈을 이용해 스파이크를 날리는 공격 방식이다. 두 번째 공격수가 수월하게 스파이크 하도록 공을 네트 상단보다 90㎝ 지점까지 높게 띄워준다.

배구가 올림픽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4년 도쿄 올림픽 당시 일본여자대표팀이 처음 시간차 공격을 선보이며 맹위를 떨쳐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시간차 공격은 속공수를 세터의 앞과 뒤 그리고 어느 위치에 놓느냐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또 공격수 개인이 제 자리에서 점프를 하는 듯 동작을 취해 상대 블로커를 유인한 뒤 이어 진짜 점프를 해 스파이크를 날리기도 하는데 이를 개인 시간차 공격이라고 한다.

◇ 이동 공격

이동 공격은 자신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하는 공격 방식이다. 국내 여자팀의 경우 주로 센터가 중앙에서 세터의 뒤로 돌아 네트 오른쪽으로 달려오면서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자팀의 경우 로테이션 상 세터가 전위에 있을 때 전위 공격수가 레프트와 센터 각 1명에 불과해 라이트 쪽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공격 방식이다. 남자팀처럼 후위 라이트를 이용하면 되지만 여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점프력이 부족해 후위공격을 하긴 쉽지 않은 까닭이다.

후위 공격이 가능한 남자부의 경우에는 이동공격 빈도가 매우 적은 편인데 간혹 레프트 공격수들이 반대편에서 서브리시브 한 뒤 자신의 포지션으로 이동해 공격하곤 한다.

◇ 후위 공격(백어택, Back-court attack)

후위에 위치한 선수가 코트 3m 지점에 그어진 어택라인을 밟지 않은 채 뛰어올라 공격하는 기술이다. 상대팀 블로킹 타이밍을 빼앗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세터가 전위에 있을 경우에는 전위에서 라이트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좌우 공격의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위해 라이트 후위 공격을 적극 가동한다.

물론 라이트만 후위 공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한 박자 빠른 스피드배구의 꽃이라고 하는 ‘파이프(pipe) 공격’은 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말한다. 전위에서 센터가 시간차 공격을 위한 트릭 점프를 떠 상대블로커를 현혹한 뒤 후위에 있는 레프트 공격수가 중앙 후위에서 빠르게 공격하는 방식이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오레올이 사용하곤 했다. 퀵 오픈처럼 세터가 빠르게 토스하는 것은 물론 공격수도 발이 빨라야 가능한 고난도 공격 기술이다.

◇ 그 밖의 기술

다이렉트는 상대 팀이 서브리시브 또는 리시브한 볼이 네트를 넘어올 때 전위 공격수가 점프하여 그대로 스파이크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페인트는 전 후위 공격수들이 상대 팀 수비수들이 수비대형을 넓게 펼치고 있을 때 중앙의 코트 빈 곳을 노려 큰 공격을 하는 척하다 블로킹 벽 뒤로 살짝 밀어 넣는 공격이다. 높이와 힘이 탁월한, 걸출한 공격수의 상대 의표를 찌르는 페인트와 연타 효과는 의외로 크다.

 

* 배구락(樂) 개론 다음 편에서는 한국여자배구가 40년만에 메달 사냥에 나서는 2016 리우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배구 경기를 좀 더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공격 무기’ 서브의 비밀과 진화를 주제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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