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7:23 (월)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이승훈 한국 첫 동계AG 4관왕, 열흘만에 유쾌한 대반전
상태바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이승훈 한국 첫 동계AG 4관왕, 열흘만에 유쾌한 대반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23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종별선수권서 8바늘 꿰맨 부상까지 이겨내고 매스스타트까지 우승…한국 남자빙속, 김민석 1500m 포함 7개 종목서 5개 금메달 획득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승훈에게 부상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불과 13일 전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종별선수권 남자 팀추월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무릎에 8바늘을 꿰매는 자상을 입었지만 보름도 안돼 최정상으로 날아올랐다. 이승훈이 한국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23일 일본 오비히로 포레스트 스피드스케이팅 오발에서 벌어진 2017 삿포로-오비히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마지막 스퍼트로 경쟁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승훈은 남자 5000m와 1만m, 팀 추월에 이어 자신이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 4개를 따낸 것은 이승훈이 처음이다. 전체 국가로는 1990년 삿포로 대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00m, 1000m, 1500m, 3000m에서 정상에 오른 하시모토 세이코(일본)와 2011년 남녀 스키 오리엔티어링의 미하일 소로킨과 올가 노비코바, 남자 크로스컨트리의 알렉세이 폴토라닌(이상 카자흐스탄)에 이어 5번째 대기록이다.

매스스타트는 정해진 라인 없이 레이스를 펼치며 마지막에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 물론 중간중간 1위로 통과할 때마다 1위부터 3위까지 선수들에게 5점부터 1점을 부여하긴 하지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에게 60점이 주어지고 2위에게 30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기만 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이승훈은 레이스별 부분 점수에서 단 1점밖에 따내지 못했을 정도로 굳이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지 않았다. 호시탐탐 선두권과 거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기회를 엿봤다. 남자 1500m에서 정상에 오른 김민석 등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일본, 중국 선수들을 견제했다.

16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이승훈은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고 바깥쪽 라인을 활용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선두를 유지하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만세를 불렀다. 8분12초72로 결승선을 끊은 이승훈에 이어 0.97초차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민석 역시 셰인 윌리엄슨(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강릉에서 벌어졌던 세계종별선수권에서 팀추월 도중 코너를 돌다가 넘어지면서 무릎을 베였고 결국 병원에서 8바늘을 꿰매야만 했다. 다행히 발목이나 인대 쪽을 다치진 않았지만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확실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승훈은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몸상태를 살피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했다. 다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승훈에게 무리처럼 보였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이승훈은 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한 질주를 펼치며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다짐했다.

하지만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김보름은 아쉽게 3위로 밀리면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보름은 다카기 미호와 사토 아야노 등 일본 선수들의 견제에 밀리면서 8분47초46에 그쳤다. 금메달을 목에 건 다카기 미호(8분21초81)와 사토(8분21초88)보다 26초나 늦었다.

세계종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보름은 중반 이후 스퍼트를 올리겠다는 작전을 세웠지만 다카기 미호와 사토가 초반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바람에 역전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남녀 14개 종목이 벌어지는 스피드스케이팅 일정이 모두 끝난 가운데 남자 1500m에서 정상에 오른 김민석을 포함해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7개 가운데 5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여자 부문에서는 김보름의 5000m 단 1개에 그치며 모두 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부문에서는 일본이 금메달 6개를 챙겼다. 고다이라 나오가 500m와 1000m 2관왕에 올랐고 다카기 미호가 1500m와 3000m, 매스스타트까지 석권했다. 일본은 팀추월까지 우승했다. 일본은 남자 1000m의 오다 다쿠로까지 포함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국보다 1개 많은 7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남은 하나는 남자 500m에서 정상에 오른 중국의 가오팅유가 가져갔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