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K리그 챔피언 FC 서울이 하필이면 삼일절 전날에 일본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혔다. 후반에는 가까스로 실점을 막았지만 전반에만 5골을 내줬다. 그나마 박주영과 데얀이 2골을 합작하지 않았더라면 한일 축구사에 더이상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을 대참사가 될 수 있었다. 대(大)참사가 아닌 참사로 막아낸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나 할까.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 서울은 28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벌어진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9분 무토 유키, 11분 이충성, 15분 세키네 다카히로, 21분 우가진 도모야, 45분 고마이 요시아키에게 연속골을 내줘 2-5로 완패했다.
이로써 FC 서울은 상하이 상강과 홈 1차전에서 0-1로 아쉽게 진데 이어 2연패를 기록, 하위권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상하이 상강이 홈 2차전에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를 맞아 헐크, 오스카, 엘커슨의 득점포로 5-1로 이겨 최하위 추락을 면하긴 했지만 우라와, 상하이 상강과 승점차가 6으로 벌어졌다. FC 서울로서는 일단 앞으로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만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원정 1차전에서 웨스턴 시드니를 4-0으로 침몰시킨 우라와는 이날도 경기 시작 20여분 만에 4골을 폭발시키며 FC 서울을 무너뜨렸다. FC 서울로서는 한일전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굴욕이었다.
FC 서울의 수비는 그야말로 '자동문'이었다. 유효슛 5개를 허용해 5골을 내줬다. 골키퍼가 있으나마나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참사의 시작은 경기 시작 9분부터 시작됐다. 고로키 신조에게 그대로 뒷공간이 뚫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고로키의 크로스는 그대로 무토의 헤딩골로 연결됐다.
FC 서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반 11분 세키네 다카히로의 드리블에 이은 패스를 받은 이충성의 왼발 슛에 다시 한번 골문을 열어줬다.
FC 서울은 전반 14분 박주영의 직접 프리킥으로 1골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가 했지만 불과 1분 뒤 수비를 농락한 무토의 패스를 받은 세키네의 슛으로 세번째 실점했다.
전반 21분에는 수비를 맞고 뜬 공이 그대로 우가진의 발리슛에 걸리며 골망이 흔들렸고 45분에는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고마이에게 골을 내줬다. 이충성은 고마이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FC 서울은 후반에도 수비 불안이 계속됐다. 아찔한 순간이 계속 이어졌다. 그래도 우라와의 공격을 후반에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여기에 데얀이 후반 45분에 만회골을 넣어 3골차로 만든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FC 서울이 만약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라와와 리턴 매치에서 3-0이나 4-1 또는 4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면 승점이 같아질 경우 상대 전적에서 앞서 우라와를 제칠 수 있게 된다. 희박하지만 리턴 매치를 통해 설욕할 수 있는 가능성은 실낱같이 남아있다.
그래도 FC 서울은 삼일절 전날에, 그것도 혐한 우익 팬들이 많은 우라와를 상대로 너무나 터무니없는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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