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3:04 (월)
승리 고팠던 SK, 모비스 따라잡을 기회 잡았다
상태바
승리 고팠던 SK, 모비스 따라잡을 기회 잡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14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꺾고 선두 모비스 1경기차 추격…승리 더 절실한 삼성은 동부에 져 6연패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를 하면서 이기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승리를 갈망한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할 때가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또는 연패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서울 맞수' 서울 SK와 서울 삼성은 14일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물론 두 팀의 상황이 다른만큼 승리가 고픈 이유도 달랐다. 2위 SK는 선두 울산 모비스와 승차를 좁히고 선두로 치고 나갈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함이었고 최하위 삼성은 5연패 사슬을 끊어내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14일은 프로농구 시즌을 치르면서 단 한 번만 편성되는 서울팀의 '더블헤더'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SK는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창원 LG와 맞붙었고 삼성은 오후 4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원주 동부와 맞대결을 펼쳤다.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모두 웃으면 좋았겠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SK는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6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변함없는 공수 맹활약과 최근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김민수(19득점, 8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LG에 85-76으로 이겼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SK 김선형(오른쪽)이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속공 기회를 잡고 달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루키 김준일(20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21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분전했지만 데이비드 사이먼(21득점, 8리바운드)과 허웅(18득점, 3점슛 3개)을 앞세운 동부에 74-83으로 졌다. 6연패다.

◆ 모비스 따라잡을 유일한 팀 SK, 선두 도약 기회 맞다

"모비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두번째 기회가 왔어요. LG꺾고 주중 모비스전 이기면 1위가 될 수 있어요."

문경은 SK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승리가 절실함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비스가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잡히지가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도 거의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모비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은 SK뿐이다.

SK는 이미 올 시즌 한차례 모비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동부에 지난달 30일 61-87, 26점차 완패를 당하면서 다시 모비스와 승차가 벌어졌다. 문 감독은 "정말 그 때 제대로 깨졌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두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모비스가 지난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안양 KGC와 경기에서 67-80으로 완패했다. 2경기였던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졌다. SK가 LG전만 이기면 승차는 1경기로 더 좁혀진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특히 SK는 오는 17일 모비스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모비스가 15일 고양 오리온스와 홈경기에서 이긴다면 승차는 다시 1.5경기로 벌어지지만 그 반대라면 승차가 반경기로 좁혀져 SK가 선두로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도 만만치 않았다. LG는 비록 김종규가 발목 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유병훈(9득점)과 김시래(16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등 '투 가드'를 내세워 차츰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2연승도 달렸다.

SK는 2쿼터 종료와 동시에 주희정(7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3점슛이 터지면서 1, 2쿼터 전반을 45-35로 크게 앞선채 마쳤지만 전반 내내 1득점에 그치며 잠잠했던 문태종(10득점, 4리바운드)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LG의 맹추격을 허용했다. 오히려 3쿼터까지 60-61로 뒤졌다.

4쿼터 후반까지 팽팽했던 접전은 집중력에서 앞선 SK의 승리로 연결됐다.

75-73으로 근소하게 앞선 종료 3분 18초전 헤인즈의 2점슛 성공으로 77-73을 만든 SK는 데이본 제퍼슨(8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공격 실패를 김민수가 수비 리바운드로 잡아낸 뒤 헤인즈의 어시스트를 받아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켰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SK 김민수(왼쪽)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크리스 메시의 수비를 제치고 덩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어 주희정의 스틸로 만들어낸 속공 기회에서 헤인즈가 득점에 성공, 81-73으로 달아났다. LG가 김영환(12득점, 3점슛 2개, 5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3점슛으로 쫓아왔지만 SK는 종료 1분 12초를 남기고 박상오(12득점, 3어시스트)가 2점슛을 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SK는 LG로 꺾고 19승 6패를 기록, 20승 5패의 선두 모비스와 승차를 1경기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 풀리지 않는 삼성, 김동우까지 이탈하며 더욱 늪으로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삼성의 상황은 워낙 좋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삼성으로서는 김동우가 왼쪽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그나마 장신 외곽 슈터로 삼성에서 공격 역할을 해줬던 김동우의 공백은 삼성에 치명타였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나 훈련 때 다친 것은 아니고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충격이 쌓이면서 악화된 것 같다. 빈 자리가 결코 작지 않게 느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삼성 리오 라이온스(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원주 동부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데이비드 사이먼의 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나마 기대를 거는 선수가 김준일이었다.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루키 김준일은 이미 명가의 모습을 잃은 삼성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상민 감독도 "김준일이 가장 좋긴 하지만 조금 더 독해질 필요가 있다"며 독려했다.

김준일은 역시 삼성의 중심이었다. 계속 동부에 끌려가는 양상 속에서도 묵묵히 득점을 보태는 선수는 김준일과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였다. 김준일은 1쿼터와 3쿼터에 6점씩 올리며 맹활약했고 라이온스도 3쿼터까지 12득점을 넣으며 동부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수비가 문제였다. 삼성은 올 시즌 전체 10개팀 가운데 최다 실점팀이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상대 선수를 놓치고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동부의 3점슛 7개 성공 가운데 2개가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버저비터였다. 끝까지 집중력 있는 수비가 됐더라면 조금 더 팽팽한 접전이 될 수 있었다.

끝내 삼성은 동부를 따라잡지 못했고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13점차까지 뒤지며 일찌감치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전반에 실점을 너무 많이 했다. 수비의 중요함을 계속 강조했지만 리바운드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또 공격도 좋지 않았다. 김준일과 라이온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원주 동부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시준은 4득점, 배강률과 김명훈은 3득점씩에 그쳤다. 김태주나 박재현, 차재영 등은 무득점으로 전혀 공격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실종된 삼성의 현재 모습에 이상민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이밖에 부산 KT는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홈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78-75로 이기고 순위 상승 가능성을 더욱 밝혔다.

4쿼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경기에서 KCC는 신명호(15득점, 3점슛 3개, 3리바운드)의 3점슛으로 종료 1분 15초를 남기고 72-71로 앞서나갔지만 곧바로 KT도 이재도(18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자유투 2개 성공으로 73-7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오용준(12득점, 3점슛 2개, 3리바운드)의 스틸로 공격권을 가져온 KT는 자유투 2개 가운데 하나를 성공시키며 2점차로 달아났고 조성민(8득점, 3리바운드)의 수비 리바운드로 잡은 공격 기회에서도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며 76-72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KT는 종료 14초전에도 조성민의 자유투 2개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KCC는 뒤늦게 종료 2초를 남겨놓고 디숀 심스(12득점, 8리바운드)가 3점슛을 넣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5위 인천 전자랜드와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4위 오리온스와 승차도 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삼성 김준일(가운데)이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원주 동부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