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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폴란드 축구] 윤영선-최철순-황희찬-이창민-박주호 합격점, 극적변화 답은 4-4-2 전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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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폴란드 축구] 윤영선-최철순-황희찬-이창민-박주호 합격점, 극적변화 답은 4-4-2 전환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2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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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전반과 후반은 180도 달랐다. 수비진 윤영선(상주 상무)과 최철순(전북 현대),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미드필더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의 투입의 영향도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익숙한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 실롱스키 스타디온에서 열린 폴란드와 친선경기에서 2-3으로 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폴란드를 상대로 괜찮은 성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과보단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경기였다.

 

▲ 황희찬이 28일 폴란드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이날 경기를 스리백으로 열었다. 센터백 트리오를 장현수(FC도쿄)와 김민재, 홍정호로 구성했고 윙백으로 이용(이상 전북)과 박주호(울산 현대)를 세워 수비시엔 5백 형태로 폴란드의 공격에 맞섰다.

그러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을 앞세운 폴란드의 공격은 한국 수비가 막아서기 벅찼다. 특히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중앙에 수비를 셋이나 세웠지만 공중볼 경합 때마다 누구 하나 레반도프스키를 이겨내지 못했다.

실점도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22분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레반도프스키는 현란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헤더를 날렸다. 김승규의 슈퍼 세이브로 간신히 실점을 면했지만 전반 31분 결국 골문을 열어줬다. 왼쪽 측면에서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레반도프스키가 홍정호와 장현수 사이에서 높게 뛰어올라 깔끔한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공격도 이어졌다. 이재성이 전방 침투 후 유효슛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 이후 과감한 왼발슛을 날렸다. 짧은 패스를 활용해 공격을 이어갔지만 패스미스로 위기를 허용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신태용 감독은 결국 전반이 다 가기도 전에 변화를 택했다. 소속팀에서 쉼 없이 경기에 나선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을 투입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나타내는 교체였다. 황희찬은 전방의 손흥민과 투톱을 이뤘고 수비는 포백으로 바뀌었다.

 

▲ 윤영선이 후반 교체 투입돼 안정적인 수비로 존재감을 내보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반 막판 추가 실점이 나왔다. 이번에도 레반도프스키의 발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그는 뒷공간의 동료에게 정확히 공을 배달했고 카밀 그로치스키는 김승규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히 골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전형 변화 이후 경기력이 확실히 달라졌다. 황희찬과 손흥민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들어 홍정호와 이용을 빼고 윤영선과 최철순을 투입했다.

하프타임 때 4-4-2에 대한 확실한 지시를 내렸기 때문일까. 후반 들어 한국의 경기력이 몰라보게 나아졌고 윤영선과 최철순도 준수한 폼을 보였다. 윤영선은 폴란드의 공격에 몸을 날려가며 깔끔히 클리어링을 해냈다. 큰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최철순은 특유의 투지로 공수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박주호(울산 현대)도 후반 전형 변화와 함께 왼쪽 풀백으로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폴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레반도프스키를 뺐고 오히려 주도권은 한국으로 넘어왔다. 손흥민과 황희찬, 이재성 등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신 감독은 이날 부진했던 대표팀 에이스 이재성을 김신욱(이상 전북)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5분엔 기성용(스완지 시티)까지 빼고 이창민에게 기회를 줬다.

 

▲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호(오른쪽)은 2경기 연속 어시스트로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가능성을 키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후반 40분 한국은 거세게 몰아쳤다. 권창훈(디종)의 강력한 슛에 이어 손흥민이 슛기회를 보다가 뒤쪽에셔 달려오던 이창민에게 공을 건넸다. 슛이 강점인 이창민은 과감한 중거리포로 폴란드의 골네트를 갈랐다. 대표팀 데뷔 6경기 만에 만들어 낸 마수걸이 골이었다.

이후 분위기가 갑자기 살아났다. 후반42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왼편으로 오버래핑하는 박주호에게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찔렀다. 박주호는 슛 기회에서도 보다 확실한 득점을 위해 빈 공간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황희찬이 무방비 상황에서 왼발로 원터치 슛으로 침착히 마무리하며 승부의 균형을 이루게 됐다. 박주호는 북아일랜드전에 이어 또다시 도움을 올렸다.

후반 추가시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의 완벽한 왼발슛에 다시 한 번 골문을 내주며 골을 내줬지만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순식간에 2골을 추격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다만 전반부터 4-4-2를 사용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팀에 대비한 플랜 B가 있어야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술에 선수들은 허둥지둥댔다. 전술에 의한 실책인지 선수 개인의 부족함인지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결국 5월 남은 4경기에서 이러한 부분의 의문점을 남긴 선수들을 다시 테스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투 트랙 전략보다는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만 확실히 하는 게 더 나아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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